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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카리스마 인생 “세월이라는 모가지 끌고 가야”
  • 기사등록 2020-10-01 08:54:43
  • 기사수정 2020-10-01 18: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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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는 사물놀이패로 분장해 북을 치면서 신곡 ‘테스형!’을 부르고 나서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소크라)테스 형한테 ‘세상이 왜 이래’라고 물어보니, 테스 형도 ‘모른다’ 카네요. 세월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이왕 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돼요. 우리가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끌고 가야 합니다. ”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 끌려가는 거고, 안 하던 일을 해야 세월이 늦게 갑니다. 여러분 저와 같은 마음 준비됐죠?”

탄탄한 몸매를 과시하며 열창하는 나훈아. 사진=KBS2


오랜 지인인 김동건 아나운서가 2부 순서에 나와 ‘훈장을 사양했다는 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나훈아가 말했다.


“세월의 무게가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무거운데 어떻게 훈장까지 달고 삽니까. 가끔 술주정도 하며 살아야 하는데 훈장 받으면 그 값을 해야 하니 무게를 못 견딜 뿐입니다. 노랫말 쓰고 노래하는 사람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노래를 언제까지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저를 보고 신비주의라고 하는데 가당치 않습니다. 언론에서 만들어낸 것이죠.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입니다. 꿈이 고갈된 것 같아서 11년간 세계를 돌아다녔더니 저더러 잠적했다고들 하대요. 뇌경색에 걸려 혼자서는 못 걷는다고도 하고요. 이렇게 똑바로 걸어다니는 게 아주 미안해 죽겠습니다. ”


KBS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KBS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지요? 두고보세요. KBS는 앞으로 거듭날 겁니다.” 


국민의 위대함을 설명하면서는 정곡을 찔렀다. "국민을 위해 목숨 거는 지도자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많이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 있습니다. 옛날 역사책을 보면 제가 살아오는 동안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열사 이런 분들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IMF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습니까.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 팔고, 나라를 위해서.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1등 국민입니다.”



30일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카리스마 작렬이었다. 

나훈아는 74세의 나이를 잊어버릴 정도로 열정적이었고 가창력은 독보적이었으며 가삿말은 철학적이었고 중간중간 멘트는 인생의 품격이 물씬 담겨있었다.


 나훈아는 2시간 30분의 공연 동안 트롯뿐만 아니라 국악, 록부터 직접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까지 선보이며 홀로 약 28곡을 소화해내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다. 

나훈아는  ‘홍시’ ‘무시로’ ‘잡초’ ‘영영’ ‘사내’ 등 수많은 히트곡을 열창했다.

나훈아는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해 출연료 없이 15년만에 TV에 출연했다. 

이번 방송은 1000명 관객과 사전 진행한 비대면 콘서트를 녹화해 내보냈다. 중간광고도 없었다.


그는 공연을 시작하면서 "오늘 같은 공연을 태어나서 처음 해본다"면서도 "오늘 할 것은 '천지삐까리'(엄청 많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니까 밤새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넘치는 에너지를 끝까지 유지했다. 



 '가황' 나훈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시청률로 나타났다.

이날 KBS 2TV에서 방영된 나훈아 단독 콘서트는 9월 30일 방송된 지상파 3사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국일일시청률은 29.0%로 집계 됐다. 

 부산, 대구/구미 지역 시청률은 각각 38.0%, 36.9%를, 서울은 30.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정치인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일 페이스북에 “가황 나훈아님의 깊고 묵직한 노래가 큰 힘이 됐다”며 “코로나가 걷힌 언젠가 실황 공연장에서 사인 한 장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 “가황이 추석 전야에 두 시간 반 동안 온 국민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며 “힘도 나고 신이 났지만 한켠으론 자괴감도 들었다. 20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 당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나훈아에 흠뻑 취했다”며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웠고 지친 국민의 마음에 진정한 위로를 주었다”고 썼다. 

이어 “사랑이 그리운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연인이, 상처가 있는 분들에게는 사려 깊은 친구가,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는 인자한 부모가 돼 줬다”며 “권력도, 재력도, 학력도 아닌 그가 뿜어내는 한 소절, 한 소절,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움직이고 위로했다 ”고 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 역시 나훈아가 KBS를 향한 쓴소리를 날린 것을 언급하면서 “상처받은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나훈아 씨에게 갈채를 보낸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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