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민들이 5일 또 나섰다. 아이와 어른 구분이 없었다.
정부가 아파트를 지어 올리려는 과천청사 마당 6번지가 다시 빨간 리본과 카드로 뒤덮였다.
5일 과천청사 마당 6번지 땅 소나무, 느티나무 가지에 주렁주렁 매단 '소원트리'. 사진=김기천
6번지 땅과 시민회관 사이의 키 큰 느티나무, 소나무가 ’소원트리‘로 변신했다.
한국인의 삶에서 붉은 색은 악을 물리친다. 그래서 붉은색 리본을 줄에 잇달아 매달았을 것이다.
바람 끝에 매달린 붉은 리본과 손글씨로 쓴 카드가 어울려 한풀이 춤을 추는 것 같다.
이 행사는 평화롭다. 폭력이 없다.
평화롭지만 “광장을 지키겠다”는 시민적 의지는 그것대로 강력하다. 그야말로 시민이 그리는 진솔한 삶이자 한 폭의 예술 아닌가.
엄마아빠 손을 잡고 나선 아이들도 진지하게 리본과 카드를 달고 있다. 사진=김기천
아이들 손잡고 참가한 시민들이 카드에 손글씨를 쓰고 있었다.
글도 있고 아이들과 함께 있는 그림도 보인다. 손글씨 카드는 4000개가 넘게 달렸다고 한다.
카드의 글귀에서 시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아이들을 놀게 해주세요”
“아이들의 꿈꾸는 공간 남겨두세요”
“광장 뺏지마세요”
물론 “전면 사수”“죽어도 못 줘”라는 다부진 각오를 피력한 문구가 더 많았다.
그 속에서도 “ BTS 진의 고향 망치지마세요”라는 ‘귀여운’ 글, 아이들이 그려진 예쁜 그림이 보여 눈길을 끌었다.
"BTS 진의 고향을 망치지 마세요"라는 카드가 달려 있다. 사진=김기천
과천시민광장사수시민대책위가 이날 6번지 키 큰 느티나무에다 ‘소원트리’ 행사를 한 것은 과천청사 마당을 사수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과천청사관리소 직원이 철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의도도 담겼다.
6번지 옆 느티나무는 과천시가 관리하므로 ‘소원트리’를 철거할 수 없다.
과천시민들이 기존에 6번지 땅과 주변 펜스에 설치한 ‘텐트’ ‘자물쇠’ 리본‘ 등은 청사관리소 측에서 하루 이틀 만에 모두 철거해갔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오전 9mX3m 규모의 컨테이너 박스 두 개를 과천청사마당 6번지에 설치했다. 과천시장 천막집무실 인근이다.
시민광장사수시민대책위 사무실로 사용하고 용품을 보관하는 장소다.
컨테이너박스 설치 과정에서 청사관리소 직원이 나와 막아서고 경찰도 출동했지만 대책위 참가 시민들이 강하게 반발, 설치할 수 있었다.
과천청사마당 6번지 땅에 설치한 과천시민광장 사수 시민대책위 컨테이너사무실. 뒤로 시민회관 건물이 보인다. 사진=곽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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