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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1시30분에 페이스북에 올린 '간호사 격려' 글이 심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댓글이 평소 10배인 3만6천개 이상 올라오고 상당부분 “대통령의 분열책”이라는 비난내용이다. 아이유 팬도, 의사도, 간호사도 반발했다. 

야당은 “의사를 비난하기 위해 간호사를 칭찬하는 것 아니냐”며 "공격좌표를 찍은 것" "대통령의 언어가 아닌 이간질"이라고 비난했다. 여권에서도 “청와대 참모가 야당시절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탓”이라는 자책이 나왔다. 




<전문>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

여기에 더하여, 진료 공백으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비난과 폭언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합니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가중된 업무부담, 

감정노동까지 시달려야 하는 

간호사분들을 생각하니 매우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었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용기 잃지 말고 조금만 힘을 내어주십시오. 

가수 아이유가 아이스 조끼를 

기부하였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언제나 환자 곁을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간호사분들 곁에는 

항상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정부는 간호사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간호인력 확충, 근무환경 개선, 처우개선 등 

정부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에 있는 

공공병원의 간호 인력을 증원하는 등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신속히 하겠습니다. 

간호사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문제가 된 대목은  “코로나 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렵겠나” “진료 공백으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비난과 폭언도 감당해야 하는 상황”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는 내용이다.



야권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분열의 언어'라고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코로나 시기에 통합 대신 의사·간호사 이간질을 택했다”고 반발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들이 문 정부 의료정책 반대한다고 의사와 간호사 내전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 이간질이 해도해도 너무하다. 3류 대통령이 되고 싶냐"고 질타했다.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좌표(공격 대상)를 찍었다"는 구두논평을 내놨다.




문 대통령이 페북 글에서 가수 아이유의 기부사실을 언급하자 일부 아이유 팬들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아이유가 지난 7월 31일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대한간호협회에 1억원 상당의 아이스조끼 약 4600벌을 기탁했다"면서도 "다만 아이유는 지난 2월 대한의사협회에도 의료진을 위한 1억원 상당의 의료용 방호복 3000벌을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유 공식 팬카페인 '유애나'에는 이를 두고 "(글이) 생각 없이 작성된 것 같아 너무 화가 난다"며 "기부가 정치적으로 물든 게 아닌가 생각 된다"고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대통령의 분열정치에 대해 진절머리가 난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남자·여자, 다주택·무주택, 흙수저·금수저, 의사·간호사…대통령이 편가르고 분열시켜 무엇을 얻으시는지 알지만, 국민은 너무 지친다. 여론은 분열되고, 내편 네편만 있는 세상. 경제는 폭망하고 세금은 폭탄이고 일자리는 없고 희망이 없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직접 쓴 글이 맞냐는 의심도 나왔다. 

"여기 가짜 대통령 페이지 아니냐" "대통령이 쓴 글 맞냐" "이 시기에 부적절한 글" "부디 직접 쓴 글이 아니길 바란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젊은간호사회'는 "간호사의 노고를 알아주심에 감사드린다"며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방법은 간호대 정원 증원, 지역간호사제가 아니다. 간호협회가 아닌 진짜 간호사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논란이 된 문 대통령 SNS 메시지에 대해 "의사 집단에서 조금 불편할 수 있겠지만 메시지를 그대로 봤으면 좋겠다"며 "의사들의 명분 없는 진료 거부 행위로 간호사 격무가 가중되고 있어 위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갈라치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 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해 페이스북 게시


이 글은 청와대 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해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2일 오전 참모들에게 “의사들은 떠났는데,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준비해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무원 인력 충원 계획에 공공의료원, 공공병원 간호사 충원이 들어가 있지 않다”며 “꼭 반영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 같은 대통령의 지시는 기획비서관실로 전달돼 페이스북 글로 작성돼 게시됐다.

기획비서관은 대선 때 문재인 캠프 ‘광흥창팀’에서 활동했던 오종식 비서관이 맡았다.

일부 매체는 “문 대통령의 갈라치기 정치언어”라는 지적에 대해 여권의 핵심인사가  “일부 청와대 참모가 아직도 야당 시절 진영을 나눠놓고 싸워서 이기려고 했던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고민정의 거짓말 논란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을 문 대통령이 쓴 게 아니라 비서관이 쓴 것으로 전해지자 고민정 의원의 과거 발언이 거짓말 논란으로 비화됐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청와대에 있을 당시 문 대통령의 SNS와 관련 "본인이 직접 글을 다 쓰셔서 관리자에게 전해지면 관리자가 업로드 시킨다"며 "업로드 역할만 관리자가 할 뿐 그분들이 글을 쓰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 구차하다. 칭찬받을 때는 본인이 직접 쓴 것이고 욕 먹을 때는 비서관이 쓴 것이냐"며 "대통령이든 비서진이든 공식적으로 나온 말은 대통령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통령의 SNS 글은 많은 국민들에게 절망감과 상처를 남겼다"며 "깨끗하게 사과하고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명문화 해 의사파업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SNS를 통해 "유리할 땐 내가 했고 불리하면 비서관이 해준다고 하니 참 좋겠다"고 꼬집으며 "대통령 페북에 대통령 허락 없이 마음대로 글을 올리는 비서관은 대통령을 조종하는 상왕쯤 되는건가"라고 비아냥댔다.



안철수 "국가지도자가 할 말 아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단언컨대 어제 대통령의 '페북 말씀'은 국가 지도자가 하실 말씀이 아니다"라면서 "국민을 이간질시키고 상처 주는 말씀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안 대표는 "청개구리 대통령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말은 국민통합을 외치면서 행동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눈빛을 거론했다. 

안 대표는 "요즘 많은 분들이 대통령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한다"면서 "'레이저'라는 별명이 붙었던 전임 대통령의 눈빛을 닮아간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눈빛은 의사들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를 좀먹는 부정과 부패, 반칙과 특권을 향해야 한다"고 했다.


진중권 "메시지가 너무 간사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4일 페이스북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고 "동의한다. 누가 썼느냐보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면서도 "문제는 이번 SNS 메시지가 매우 `간사해` 보인다는 데에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할 대통령이 나서서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이 코로나 환자들 치료에 고생을 한 의료진을 `갈라치기` 했으니, 계산이 너무 얄팍해서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보이더라"며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 "의사들 헌신 노고 고마워"


문 대통령은 4일 의사들 파업이 해결국면에 들어가자 다시 글을 올려 "지금까지 의사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었기에 국민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며 K 방역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의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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