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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문사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자신을 코로나 19 확진을 받고 완치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밝힌 정모씨는 "정말 힘든 상황에 있었고, 완치가 돼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 현장에서 헌신하고 계시는 의료진과 질본 관계자들 분들의 수고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확진자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이들이 더 이상 힘들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도 간절하다"고 했다.


정씨는 병원에서 완치된 이후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으나 제가 돌아갈 곳이 없다"며 "회사 자리를 잃고 취직도 안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 그동안 정부 방침에 따라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왔으며 해외여행은 물론 외출 자체를 최대한 자제해왔다” 며 “하지만 감염 후 사람들은 마치 병균 취급을 하고 감염된 이유 역시 저의 부주의라며 나무라고 있다” 고 토로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완치된 독자의 편지.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자면 자신의 잘못만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코로나 19가 WHO에서 팬데믹 선언을 할 만큼 감염병 최고 등급에 속한 위험한 질병 아닌가, 그러므로 이 질병에 걸린 것은 근본적으로 볼 때 내 죄는 아닌 것이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코로나 19 확산의 책임은 중국인 입국 제한을 막지 않아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에 있다” 며 “ 대규모 집단 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정부에 대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서 정말 분통이 터진다” 고 했다.
또 잘못된 초기 대응 방식에 대해 사과도 없고 앞으로의 해결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추미애 장관에 대해 조속히 책임을 묻고 대규모의 인력과 재원을 낭비하게 만든 자가 누구인지 지금이라도 명백히 밝혀 달라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정부 권고로 내려오는 모든 개인 생활 수칙에 모범적으로 따를 생각"이라고 편지의 끝을 맺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의 글을 읽고 논의 끝에 글을 싣기로 했다. 우리는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두려움에 떨면서 이미 감염된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미안함 때문이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죄가 아니라는 항변도 억지만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근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 연구에도 코로나19 감염 경험이 있는 확진자들은 감염 책임이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낮아 3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의 잘못을 따지고 추미애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구하는데 대해선 편지를 보는 사람들 간에 입장이 갈릴 것으로 보여 조심스럽기는 하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코로나 19 감염우려에 대한 두려움은 크지만 확진자의 고통에 대해서는 실로 무감각하다는 점이다.

편지를 보낸 이 표현대로 '병균' 보듯이 피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개인별로 부주의가 있었다 치더라도 '운'이 나빠 걸린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편지를 읽으면서 우리 사회도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편견과 가해를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본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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