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단식농성이 닷새째를 맞은 7일 온라인 기사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그들은 “맞아도 싸다”거나 “의로운 국민에게 더 맞았어야 했는데 쨉 한대 맞고 목 깁스하며 쌩쑈한다”거나 "제2의 안중근을 보는 것 같아 속이 다 시원하다" 라고 빈정댔다.
자유한국당에 진저리치고 김성태 원내대표를 미워할 수 있다. 그가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판문점 합의문의 국회비준을 거부하고 있으니 일구월심 북한을 바라보는 좌파에겐 눈엣가시일 수 있다. 그가 드루킹특검을 요구하니 문재인대통령을 지키려는 사람들 눈엔 불이 날 것이다.
그렇더라도 국회서 국회의원을, 그것도 단식으로 몸이 약해진 50대를 덩치 큰 30대가 기습해서 주먹으로 팬 범죄자를 옹호하고, 그런 비겁한 범죄자를 우국지사인 것처럼 부풀리는 것도 부족해 안중근(의사)이니 의로운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건 민주주의 질서의 훼손을 넘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비열한 행동이며 인간성의 바닥을 보여주는 천박한 짓이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인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 누구나 해야 하는 국회의원 선서다. 이런 선서를 한 국회의원이 입을 다물지는 못할망정 어둠의 공간에 숨어 저급하게 댓글 놀이하는 자들과 한 통속이 돼 버젓이 혈세 아까운 짓을 하니 혀를 차게 된다.
민주당 위성곤(50·제주서귀포시) 의원과 임종성(53·경기광주시을) 의원이 그들이다. 이들은 저질 감정싸움에 앞장서는 작태를 보였다. 위성곤은 트위터에 “할리우드 액션, 퇴장인데… 아웃(OUT) 김성태”라는 글을 올렸다. 임종성도 “만약 (폭행사건을 핑계로 단식을) 끝내면 배고파서 자작극 벌인 꼴”이라고 썼다. 이 둘은 그나마 소신도 없다. 논란이 되자 글을 지워버렸다.
두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니 지역에서 도의원을 하다 국회에 등원한 초선의원이다. 국회의원이 숨어서 댓글을 다는 자들과 똑같다니 배지의 값어치가 이리 떨어졌나 싶다.
어찌 이런 짓이 그저 양념일까. 익명의 그늘에 숨어 비뚤어진 심보로 스스로를 황폐하게 만들고 이 사회를 갉아먹고 갈가리 찢고 있는데 말이다. 거꾸로 뒤집힌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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