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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의 세상읽기] 최숙현 선수의 죽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요” - 꿈틀미디어 대표 edmad5000@gmail.com
  • 기사등록 2020-07-04 12: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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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과 사이클 마라톤을 합친 트라이 애슬론 종목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는 극단적인 선택 전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라는 문자를 남겼다. 

유족은 최숙현 선수가 전 경주시청 소속팀에서 상습적인 폭행과 괴롭힘, 갑질 등을 당했다고 밝혔다. 



최 선수는 지난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등을 고소했으며 지난 4월 대한체육회와 대한 철인3종협회 등에 신고하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외면당했다. 지난 2월과 지난달 25일에도 최 선수 가족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최 선수의 지인 두 명의 청원이 게시됐다. "고인은 전 소속 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 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다. 해당 폭력들은 비단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 졌다" 고 폭로했다. 

이어서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도와 달라" 고 호소했다. 


녹취록과 징계 신청서 등에 따르면 경주시청이 고용한 팀닥터는 감독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최 선수가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어치의 빵을 먹게 하고,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고 먹었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고, 체중조절을 하지 않는다고 3일 동안 굶게 하고, 슬리퍼로 뺨을 때리는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 팀닥터는 최 선수에게 해외전지 훈련 시에 심리치료비로 130만원을 요구했으며, 최 선수 가족 명의 통장에서 팀닥터 통장으로 1500만이 이체됐다고 한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트라이 애슬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선수 출신인 최윤희 문화관광부 2차관이 나서서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문제를 챙기도록 하라" 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체육회 인권 센터에 신고한 날이 4월 8일인데도 제대로 조치되지 않아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은 정말 문제다" 라고 지적하며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문체부는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은 물론 향후에도 이런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경주시체육회도 진상규명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고 A감독을 직무정지시켰다. 대구지검도 경주경찰서가 조사해 넘긴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배당해 조사를 시작했다. 


한국 스포츠가 올림픽 등을 통해 세계적 각광을 받고 있는데도 선수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현장의 시스템은 후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수를 훈련시키면서 비인간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유린행위를 한다는 것은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표방하는 문명사회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수를 지도하면서 훈육과 폭행을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지도를 받고 있는 선수는 너무도 잘 안다. 선수를 감화시키며 선수에게 존경을 받으면서, 선수가 스스로 선수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수 지도법이 어찌 없겠는가.

 선수가 폭력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관련 단체에 호소를 하고 그래도 안 돼 스스로 목숨을 던지는 지경으로 갈 때까지 살피지도 않고 돕지도 않은 자들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 



이번 기회에 자격 없는 체육계 지도자가 있다면 가려내야 한다. 스포츠계의 만성화된 구조적 모순을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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