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법무법인 ‘서평’이 잘 나간다고 한다. 소속 변호사가 9명에 불과하지만 현 정권 들어 굵직한 대기업 사건을 잇달아 맡고 있다. 서평 간판 변호사가 채동욱이다.
채동욱은 검찰총장으로 재직 시 불륜으로 아들을 낳은 사실이 불거지자 공개 부인한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는 실수를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대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한 사람이다. 혼외자를 국민에게 숨긴 것도 모자라 혼외자 논란이 불거지자 딸과 아내를 내세운 채 국민 앞에서 혼외자의 존재에 대해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보편적인 도덕관에서 결함이 많은 그가 버젓이 변호사를 개업하고 현 정권에서 대형사건을 몰고 다닌다고 하니 이게 정의가 강물처럼 넘치는 나라인가 싶다.
서평은 문재인정부 출범 3개월 후인 지난해 8월 8일 공식 개업했다. 주도적인 변호사는 채동욱(59) 전 검찰총장이다. 채동욱은 2016년 가을 박근혜가 탄핵되자 잠수타기를 그만두고 세상에 나와 변호사 개업을 허가받았다.
서평의 문제점은 검찰의 고질인 전관예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채 전 총장은 검찰 실세로 불리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가까운 사이다. 채동욱이 지난 2006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있을 당시 윤석열 지검장은 물론이고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을 휘하에 뒀다. 이들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로 연결된다.
서평 대표 이재순은 2005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재직했다. 민정수석인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캠프 법률자문을 맡았다. 이재순은 현 정부 들어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과 검찰총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 적이 있다.
서평 개업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장 출신의 임수빈 변호사도 합류했다. 사시 29회인 임 변호사는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한 수사와 기소에 반대하다 2009년 1월 검찰을 떠났다. 청와대는 지난 3월 임 변호사를 차관급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내정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서평 변호사들이 이처럼 문재인 정권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니 대형 사건이 몰린다.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부영그룹 이부영 회장 사건의 변호를 서평에서 일부 담당했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삿돈 30억원을 자택 공사비로 유용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으나 경찰이 두 차례나 신청한 구속영장은 검찰에 의해 반려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1월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조 회장 측근 홍모씨의 경우 검찰이 신청한 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됐다.
불륜을 저지른 사람도, 거짓말쟁이도 생계를 위해 변호사를 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고 치자. 그러나 '정의로운 나라'의 검찰이나 법원이 전관예우로 수치심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떼돈을 벌게 하는 것은 청산해야 할 적폐가 아닌가.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따뜻하고 바른 사회를 위한 불편부당 시대정론지 이슈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