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격 서울 종로 선거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중진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당에서 시키면 호남 험지라도 출마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3선의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구을)도 "오늘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는 것을 보고 저도 당에서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 나가겠다고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앞서 또 다른 3선의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강남구갑)도 6일  "개인적으로는 억울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을 위해 희생하고 한 번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라며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내길 갈 뿐”이라며 고향지역의 무소속 출마를 거듭 강조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지역에서의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야권 통합이 이뤄지면 광주, 여수 어느 곳이든 당이 요구하는 곳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이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고 부산지역구에서 정치를 해왔지만, 전남방직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호남연고가 있다고 말해왔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가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험지에 출마해서 떨어지는 게 통합된 신당에 도움되는 길이라고 하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같이 했다.

그는 이어 "계란을 맞더라도 호남에서 '나라 망치고 있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칠 각오가 돼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야권 통합과 관련해선  "사회주의로 변해가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개인 철학과 자존심을 따질 게 아니라 '닥치고 통합'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우파 세력은 나 때문에 분열해 싸우지 말고 하나로 뭉쳐서 문재인 정권과 싸워달라'는 옥중(獄中) 메시지를 내주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을 믿는다"고 했다.

그는 친박 진영을 겨냥해선 "지난 정권의 탄핵과 몰락에 대해서 나처럼 그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표적인 친박 의원들은 이제라도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의원 등이 고향 출마를 고집하는 데 대해선 "당을 위한 결단을 해야 한다"며 "공천을 못 받아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해서 당선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방 근무를 20년 했으니 이번에는 후방 수비대장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달라”고 수도권 험지 출마를 거부하고 ‘고향 앞으로’를 고수했다.

그는 고향인 경남 창녕지역을 포함하는 밀양 의령 함안 창녕 선거구에 출마한다고 주장해왔다.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당에서 공천을 주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한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을 계기로 공관위가 자신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압박하는 데 대해 "고향 출마를 설득 못하면 무소속 출마를 당하느냐의 문제이고, 공천 되면 양지이고 제거되면 험지가 될 뿐"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이후 처음으로 오늘 김형오 의장님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서울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는 말씀이 계셨다"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씀드렸다"며 "이삿짐 싸서 내려와 사무실, 선거 조직 세팅을 다 해놓고 예비후보 등록까지 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서울로 올라 갈수는 없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는 "공관위원님들이 한 번 불러주시면 더 자세하게 말씀 드리기로 했다"며 "당을 위해 지난 25년간 할 만큼 했다. 이제 그만 놓아주시기 바란다"고 서울강북출마 요구를 거부했다.

"내가 손바닥위 공깃돌도 아니고 이제 와서 다른 선택지는 있을 수가 없다"며 고향지역에서 무소속 출마 강행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언제나처럼 좌고우면하면서 상황에 끌려 다니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것이 홍준표식 정치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대표는 서울 동대문을에서 3선을 했다.

김태호 전 지사도 고향출마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당이 처한 어려운 현실도, 아슬아슬한 나라의 현실도 모르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번만큼은 김태호의 목소리도 들어봐주셨으면 한다. 제 고향 출마는 당이 마음대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 고향의 여러분들께서 정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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