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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늉만 내서는 개혁할 수 없어...뒷걸음질 친 KBS 정치중립의 길로 가야 신뢰 회복 가능



KBS가 25일부터 이소정(43) 기자를 ‘KBS 뉴스9’ 메인 앵커로 내세운다. 최동석 아나운서가 같이 뉴스를 맡는다. 

밤 8∼9시대 방송되는 지상파 방송사의 간판 뉴스에서 여성이 메인 앵커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형식이 바뀌면 내용도 바뀐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이 메인 앵커가 되면 뉴스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KBS도 “중년의 남성 기자가 주요 뉴스를 전하고,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연성 뉴스를 맡는 건 방송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었지만 이를 확 바꾸기로 했다”고 대대적인 혁신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40대 여성이 메인앵커가 되고 남성 아나운서가 보조를 맡는다고 KBS의 무너진 신뢰가 회복될까. 


뉴스가 부드러워지고 갈등과 대립의 뉴스 대신 따뜻한 뉴스를 찾고 보도하려는 노력이 커질 수는 있다. 


방송사의 관료적, 혹은 군대조직 같은 구조 아래서 앵커의 역할이 크지는 않지만 앵커는 뉴스를 전달하는 사이사이 이 사회에 영향을 줄 멘트를 할 기회가 적지 않다. 그 점에서 KBS 나름의 시도는 박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늉만 내서는 개혁을 할 수 없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지만 바위를 옮길 수 없는 것이다. 작은 물방울이 물줄기가 되고 강이 되고 뽕나무 밭이 바다가 돼야 세상이 확 바뀐다. 


KBS는 수신료를 거둬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적지 않은 국민이 수신료 거부 운동에 동참하거나 동참하고 싶어 한다.

 KBS가 정권방송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 바람에 드러눕는 갈대처럼, 아니 아예 주인 앞에 드러눕는 강아지처럼 보인다고 혹평하는 사람들이 한두 명인가.


KBS가 굴욕의 역사를 써온 것은 정권의 관성적인 언론장악 시도가 가장 큰 요인이다. 그 못지않게  KBS 내부의 기자와 PD, 혹은 그 직역 출신들이 편을 갈라 정치권을 찾아다니며 사장과 고위직을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잘못이 적지 않다. 국회가 어렵게 만든 KBS 중립화를 위한 보다 엄격한 사장인선 방안을 문 대통령이 훼손시켜 KBS를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국민이 원하는 사장을 선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야 합의로 만든 선출방안을 반대했고 결국 여당이 사장선출 방식을 바꿔 양승동 사장을 뽑은 것은 알려진 일이다.


문 대통령이 개입해 만든 자칭 ‘국민을 위한 KBS’의 결과를 보면 혀를 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권이 바뀌자 완장을 찬 듯 동료 기자와 PD를 내쫒으며 적폐청산한다고 보도국과 방송제작실을 정치판으로 만들고, 상식에 반하는 이념적 다큐멘터리 방송을 제작해 국민갈등을 조장하고, 적자가 심해지는데도 친정부의 개그맨과 정치인을 거액을 들여 출연시키고, 심지어 야당과 일부 보수언론을 불매운동을 벌여야 하는 일본 상품과 동일시해 균형감각을 현저히 상실하고, 심지어 독도에서 구조헬기가 추락해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일어났는데도 촬영영상을 제공하지 않는 파렴치한 일을 벌였다. 


KBS가 여성기자 한 명을 앵커로 내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KBS의 제자리 찾기다. 일본 NHK나 영국의 BBC의 발끝을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기자들과 PD들은 언론의 양심과 진실을 규명하는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자 앵커에서 여성 앵커로 바뀐다고, 다시 말해 그동안 해온 화장을 새로 고친다고 KBS의 문제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신료를 반강제적으로 걷어 쓰면서 돈 귀한 줄 모르고 국민보다 정권을 위해, 국익보다 이념을 위해 펑펑 쓴다면 그게 무슨 공영방송인가. 


공영방송이 가야할 길은 너무나 자명하지만 양승동 사장과 주변 간부들이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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