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보라. 시베리아 설원에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숲.
닥터 지바고가 마차를 타고 달리고 있다.
하얀 옷을 입은 자작나무와 새하얀 눈에 덮인 시베리아가 간밤에 꾼 꿈처럼 아득하다.

그래서 언젠가 가본 겨울의 인제 자작나무숲은 차분하고 그윽했다. 계절의 순환 앞에 뽐내지 않고 겨울을 나고 있었다.

가을의 자작나무 숲. 그 못지않다. 겨울 자작나무가 몽환적이라면 가을 자작나무는 강렬하고 향기롭다.
영화가 절정이 있듯이 나무도 클라이맥스가 있다. 가을의 자작나무 숲은 오케스트라의 절정을 온 몸으로 듣는 느낌이다.

절경이라 함은 이를 두고 이르는 표현이다. 수산리 자작나무숲은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단풍의 최고 절정기이다.


하늘에서 본 자작나무 숲은 황금빛 수채화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빨갛고 노랗고 형형색색의 마술을 부린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색은 선명하고 하늘로 치솟을수록 선계의 광경이다.



자작은 귀족 중에서도 지체와 품격이 높다. 자작나무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것은 기품이 있기 때문이다.
자작나무의 물든 가을색에서 인생의 향기를 느낀다.


인제군 남면 수산리 매봉(800m) 북쪽 능선과 골짜기는 100만 그루의 자작나무 숲으로 뒤덮여 있다. 1984년
부터 한 제지회사가 심었다고 한다.
<10월 31일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에서 =송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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