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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양승동, 유시민에 굴복하자 일선기자 반발 파장 확산
  • 기사등록 2019-10-10 11:08:44
  • 기사수정 2019-10-10 22: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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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조국 취재팀이 검찰과 내통했다"는 내용의 유시민 유튜브 방송에 법적 대응하겠다던 KBS는 하루 만인 9일 유시민 이사장 말대로 "조국·검찰 관련 보도 조사"에 나서는 등 몸을 수그렸다. 


유시민 이사장은 9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KBS의 "법적 소송 검토' 반박에 대해 "제가 양 승동 사장이라면 서둘러서 해명하기 전에 김씨와의 인터뷰 영상과 내보낸 세 꼭지의 뉴스를 보고 점검해 볼 것 같다"고 했다. 

오후엔 유튜브 방송서 "KBS CEO가 나서 공신력 위기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KBS는 진상조사위·특별취재팀 구성을 발표했다. 기존 법조팀 위주의 조국 취재팀 취재를 배제하고 감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시민 이사장의 압박이 통한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중립적 보도도 않던 KBS가 조국 수사 보도를 더 편파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일선 기자들 양승동 사장 조치에 강력 반발 


KBS 사측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사 김경률 한국투자증권 차장의 인터뷰를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공식 조사하겠다고 나서자, 사회부장을 비롯한 사회부 일선 기자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부장은 보직사퇴를 언급했고 법조출입 기자들도 취재과정을 공개하며 사장 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성재호 사회부장은 10일 사내게시판에 김 차장 인터뷰 전문을 올린 뒤, “지금은 많은 사실관계가 더 드러났지만, 당시 조 장관과 아내는 사모펀드 투자과정에서 운용사의 투자처와 투자 내용 등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계속 주장해왔다”며 “그런데 인터뷰 취재 과정에서 정 교수가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 증언이 나온 거다. 인터뷰 90% 이상은 정 교수의 펀드 투자 관련 얘기였다. 이 얘기보다 중요한 다른 맥락이 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KBS 취재진이 해당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자산관리인의 피의사실 즉 ‘증거인멸’ 혐의를 검찰에 물은 게 아니다. 자산관리인이 말한 장관 부인의 의혹을 검찰에 물은 것”이라며 “MB 집사에게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MB 집사의 의혹’이 아니라 ‘MB의 의혹’과 관련된 증언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수사 중인 검찰에 확인 시도를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당시에도 그랬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고, 자신의 진영을 위해 싸우며 방송한다”며 “‘알릴레오’가 시대정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나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유 이사장에게는 자산관리인이 정 교수 때문에 범죄자가 될 위기에 몰려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오직 조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할 뿐”이라며 “한 진영의 실력자가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시대정신을 앞세운다면 그건 언제든 파시즘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경심 교수를 향해서도 “이제 자산관리인을 놓아주어야 한다. 자산관리인은 정 교수 때문에 형사처벌 위기에 빠졌다. 한 사람을 범죄에 몰아넣었으면 적어도 반성은 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정 교수는) 자신은 시킨 적 없다며 모든 잘못을 자산관리인에게 몰고 있다. 여전히 자신에게 향하는 비판을 막아줄 총알받이가 돼달라고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지난 10여년 많이 싸우면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책임감도 가졌다. 마음의 짐도 많았다. 그런데 이젠 짐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태흠 법조반장도 "김 차장에게 인터뷰 당시 정 교수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방송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다"며 "또 김 차장이 당시 피의자이고, 크로스체크는 취재의 기본이라 배웠기에 검찰에 두 가지를 물었다"면서, 정 교수가 2017년 초 자산관리인에게 먼저 '코링크' 제안서를 들고 온 게 맞는지와 정 교수가 사전에 사모펀드 내용을 알았다면 자본시장법과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는지를 물었으나 검찰은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측에 대해 "회사는 기자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조치를 했느냐"며 "유 이사장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인데, 회사는 왜 민·형사상 조치를 망설이며 오히려 그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을 수용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 취재를 담당하는 김채린 기자는 KBS가 조사위와 함께 '조국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한 데 대해 "법조팀 전원은 오늘 출입처가 아닌 회사로 출근했다. 명확한 인사조치도 그 어떤 구체적 지시도 없었지만, 회사에서 저렇게 질러놓은 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취재도 하지 못한다"며 "법무부와 검찰, 법원에서 실시간으로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고 있는데, 오늘 뉴스 어떻게 하실 거냐"고 반발했다.


김 기자는 "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기자들을 조사 대상으로 만드냐"면서 "회사를 살리기 위한 정무적 판단이라고 하지 마라. 그 판단으로 인해, 회사는 묵묵히 제역할을 해온 훈련된 기자들을 한순간에 질낮은 '기레기'로 만들었다. 적어도 그 판단을 한 사장과 간부들보다는, 지금 '기레기'로 낙인찍힌 그 기자들이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을 훨씬 더 염려해 왔다"고 사측을 질타했다.



♦KBS 김경록  인터뷰 전문 공개


KBS는 10일 9시뉴스에서 “한국투자증권 김경록 차장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KBS는 김씨가 인터뷰에서 조국 장관의 그동안 주장과 달리 “아내 정경심씨가 사모펀드의 투자 내용을 보고 받았고,  조카 조모씨가 사모펀드의 운용자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KBS 양승동 사장, 진보·보수노조 모두 반발하자 입장 번복



양승동 사장은 공식 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것을 하루 만에 뒤집고 10일 "먼저 보도본부 자체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측 조치에 대한 일선 기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지부(2노조)를 포함한 사내 노조들이 일제히 반대 성명을 내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KBS는 이날 오후 '사장과 보도본부 지휘결정'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전날 발표한 외부 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우선적으로 보도본부 자체 점검을 실시하겠다"며 "특별취재팀 구성과 관련해 운영일체도 보도본부 결정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KBS는 또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한 보도한 기자들이 악성 댓글에 시달려왔지만 사측이 방관했다’는 일선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회사는 보도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가해지는 인신 공격과 명예 훼손 등 일체의 위해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한 적극적 보호 방안을 강구한다"고 했다.


이날 KBS1노조는 "KBS 기자 바보로 만든 양승동 사장 결단해야" 며 퇴진을 촉구했다. 민노총 산하 KBS2노조도 "사측의 일방 발표는 유감"이라며 외부조사의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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