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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준칼럼› 진보는 부패로 망하고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 - 건국대 국가정보학과 초빙교수
  • 기사등록 2019-10-02 18:32:04
  • 기사수정 2019-10-03 13: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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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가 부패로 망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그 때는 국가가 먼저 망해 있을지 몰라" "보수는 이미 분열로 망해 있는 상황인데도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어"


한 때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얘기가 회자되었다. 그러나 ‘듣보잡’  같은 부패백화점인 조국 사태에도 굳건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진보진영과 탄핵사태 이후 천재일우의 재기 기회를 맞고도 여전히 분열되어 있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을 보면 전혀 틀린 말이다. 


결국은 보수니 진보니 하는 것은 한낱 정치적 레토릭에 불과하고 핵심은 권력이다. 권력을 얻게 되면 자연스럽게 부패하게 되고 대신 그 권력을 중심으로 온갖 특권과 이익을 향유하고자 뭉치게 되는 것이다. 권력을 잃고 나면 뜯어 먹을 게 없으니 당연히 부패할 여지가 없고 대신에 권력을 잃은 처지에 대해 남 탓을 하면서 콩가루 집안이 되기 마련이다. 



지역과 이념 성향에 따라 표 쏠림이 심한 우리나라 선거구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공학’이다. 역대 선거에서 나타났듯이 특히 지지층 간 세력의 차이가 거의 없는 수도권의 경우 진영 간에 어떻게 연대하고 분열되느냐가 핵심이다. 

여타 영남, 호남, 충청, 강원 등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총선이나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대선에서는 선거구도에 따라 지지층이 어떻게 결집하느냐가 승패를 결정한다. 요즘 유권자들은 투표율이 실시간 집계되어 발표되는 상황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에 어떤 것이 유리할 지를 판단해 투표시간마저 조절할 정도로 영리하다. 


과거 선거에서는 지역기반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되었기 때문에 진보좌파진영에서는 대체로 호남과 충청을 묶어 선거구도를 짰다. 이른바 DJP 연합이 대표적 예이다. 그러나 지역의 인구(출향인사 포함) 비율로 볼 때 호남과 충청을 다 합쳐도 영남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PK 대망론이 부상하게 되었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신승하게 된 배경이다. 물론 18대 대선에서는 이 구도 하에서도 TK 주자인 박근혜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패하였다는 점에서 절대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다음 대선에서도 절대 호남출신 후보는 내지 않을 것이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압도적 표차로 패배한 걸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선 후보군에서 이낙연 총리가 지지율 1위를 점하고 있으나 이는 한낱 신기루에 불과하다. 

선거공학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진보좌파 진영에서 그렇게 구도를 짤 리가 만무하다. 온갖 흠집투성이뿐인 조국이 순식간에 3위로 올라 선 것은 바로 PK 대망론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당장 급한 것은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이다. 현재로서는 보수우파진영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대한애국당 등으로 분열되어 있으며 당장 통합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연말쯤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될 경우 탄핵 후폭풍이 다시 재연될 소지가 확연하다. 

이를 현재 집권층이 모를 리 없다. 설상가상으로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홍준표 전 대표가 당권장악과 대권후보 재쟁취를 위해 끊임없이 내부총질을 하고 있어 그 분열의 끝을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이에 반해 진보좌파 진영은 정치개혁특위에서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채 통과시킨 준연동형비례제를 관철해 정의당 등 제3정당 의석을 늘리는 범여권 연합구도를 짜려할 것이다. 설령 선거법 개정이 무산되더라도 전략지역 연합공천을 통한 과반 확보전략을 마련할 것이 자명하다. 어떤 형태로든 현재와 같은 보수우파 진영의 분열이 그대로 이어질 경우 필패가 확실하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 것이 병법의 기본이다. 그러나 선거, 특히 총선에서는 이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 자기가 속한 진영이 패배하더라도 개개인으로서는 줄만 잘 서면 야당이지만 의원직을 건지고 영화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좌파 진영은 오랜 투쟁활동에서 형성된 동지의식 때문에 이런 개인플레이보다는 연대의식이 강하다. 대열을 이탈할 경우 자칫 배신자로 낙인 찍혀 매장 당하기 십상이다. 이에 비해 웰빙 정당을 탈피하지 못하는 보수우파 진영 중 특히 자유한국당은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달콤한 권력 맛을 보았지만 권력을 놓쳐 10년간의 설움을 겪은 경험이 생생한 진보진영으로선 이번 총선이 20년 집권의 갈림길임을 알기에 똘똘 뭉쳐서 필승의 선거구도를 짤 것이다. 


보수우파 진영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황교안 ·나경원의 리더십은 강력하지 않고 이를 흔들어 대는 내부총질은 적전분열을 연상시킨다. 유승민과 안철수는 다시 미완의 개혁보수 도전에 나설 태세이고 조원진은 태극기부대의 결집을 통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보수가 이미 분열로 망해 있는 상황에서 진보가 부패로 망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그 때는 국가가 먼저 망해 있을지 모른다. 보수우파 진영이 하나로 뭉쳐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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