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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철의 일침› 조국 청문회 이철희의 무례, 금태섭의 모범 - 이 의원이 위원장에 대든 반면 금 의원은 조 후보자의 위선적 행태 꼬집어
  • 기사등록 2019-09-06 17:30:04
  • 기사수정 2019-09-07 14: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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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단골메뉴는 호통과 모욕, 편들기와 일방적 변호, 말꼬리 잡기와 상대당 의원 비난으로 난장판 만들기 등이다. 전 국민의 관심사 속에 열린 6일 열린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도 달라지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날카롭지 못한 것은 비난받을 만하다. 대부분 한국당 의원들이 언론보도를 가지고 중언부언했을 뿐 철저한 사전조사와 취재로 꼼짝 못할 자료로 몰아붙이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런 한국당보다 더 문제 있는 곳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조 후보자를 지키기 위해서인지 민주당 의원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목소리를 높이며 성토한 곳은 한국당 의석이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소속 여상규 청문회 위원장을 향해 “미국에서 청문회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느냐?” 며 “hearing!”이라고 했다. 이 단어는 듣는다는 의미로 청문회의 목적은 후보자의 말을 청취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위원장을 향해 “운영을 초등학생만도 못한다”고 비난했다. 조 후보자 말을 들어달라는 것이다. 


무례를 떠나 이 같은 주장은 본말전도다.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청문회를 미국에선 ‘히어링’이라고 부르고 잘 듣는 것의 중요함을 의미하지만 그것만을 강조하면 코끼리 다리 만지기와 같다. 


미국 공직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아주 엄격하다. 미국 같으면 조국 후보자는 아예 청문회장에 서지를 못한다. 검찰수사 대상이거나 언론 검증 과정에서 의혹이 고구마줄기처럼 불거져 나오면 언론청문회를 통과할 수 없다. 


더구나 미국은 여야가 청문회를 거친 후보자의 적정성을 표결로 동의해야 임명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16명의 장관급 후보자를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했다. 미국에는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실상이 이런데도 히어링이라는 단어 하나를 들고 나와 상대가 불의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거지에 불과하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후보자 딸을 편들다 동양대를 깎아내려 비난을 샀고, 동료의원 집안의 사학운영을 거론해 “비열하다”는 반발을 샀다. 표창원 의원은 상대당 의원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사자 명예훼손이다. 정신 차려라”고 소리치는 모욕을 가해 역시 소란을 빚었다.


이 같은 민주당 일부 의원의 행태에 이런 식의 청문회를 왜 하느냐는 비난이 팽배해졌지만 한 의원이 "조국 후보자 임명은 공정성에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쓴소리를 해 민주당을 향한 비난의 눈길을 약화시겼다. 검사 출신 금태섭 의원이었다. 



금 의원은 조 후보자에게 “후보자는 SNS를 통해 사회문제, 특히 공정함에 대해 발언을 해왔다”며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후보자의 발언을 보면서 ‘그래도 이 세상에는 가치를 지켜가며 사는 분이 있구나, 본보기가 되는 분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곧바로 “그러나 후보자가 해온 말과 실제 살아온 삶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젊은이들이) 충격을 받은 것”이라며 "조 후보자가 비판을 받는 것은 학벌이나 출신과 달리 진보인사라서가 아니라, 언행불일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후보자 주변에서는 '위법은 없다, 결정적 한방은 없다'고 하지만 이는 상식에 맞지 않는 답변이다. 이걸 묻는데 그걸 답변하면 화가 난다"며 "조 후보자는 묻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면서 '금수저는 진보를 지향하면 안되냐', '강남좌파가 많을 수록 좋은 것 아니냐'는 엉뚱한 답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후보자는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로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라고 고백했지만, 거기서 깜짝 놀랐다"며 "거기서 개혁주의자가 왜 나오나"라고 했다. 


그는  ”언행 불일치와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동문서답식 답변을 해 깊은 상처를 준 데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조 후보자는 이에 "예,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금 의원은 이어 추가질문 때 조 후보자에게 정책질의를 이어갔다. 


금태섭 의원은 또 청문회 말미에 “만약 후보자가 이대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젊은이들이 어떤 상처를 입을지,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나 가치관에 얼마나 큰 혼란을 느낄지 저로서는 참으로 짐작하기 어렵다”며 임명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떤 분들은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얘기하면서 후보자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도 한다. 후보자도 그 당시 대입 제도를 얘기한다. 저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등록금 때문에 휴학하고,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하는 젊은이들이 이번 논란을 지켜보고 있다고도 했다. 금 의원은 “후보자의 임명 문제가 그들에게 하나의 상징이자 시금석이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금태섭 의원은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할 때 조국 후보자의 수업을 받았다. 그는 공사구분을 확실히 했다. 조 후보자 지지자들은 “금태섭은 한국당에 가라”라고 수많은 댓글을 달고 비난했다. 언론에서도 ‘이례적’이다고 평했다. 


하지만 금태섭 같은 이런 의원이 많아져야 진정한 ‘히어링’청문회가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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