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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국가정보학과 초빙교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국이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되면서 그를 둘러싼 온갖 비리와 추문이 난무하고 있다. 자녀 대입비리 및 병역·취업문제, 이중국적을 비롯해 자신과 가족들의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탈세, 논문표절 등 과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수많은 후보자들이 직면하였던 개인 신상문제에서 어느 하나 비켜나 있지 않은 가히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금수저인 딸의 고교생 신분으로 국내 의학저널에 제1저자 논문 게재와 대학원 재학 중 부당한 장학금 수수 등은 이 땅의 수많은 흙수저 청년과 학부모들을 좌절시키고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아직까지는 청문회 절차가 남아있고 또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뭐가 진실인지 단정 지을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야당의 정치공세 측면과 황색저널리즘의 추측성보도까지 가세하는 실정이어서 사실보다 부풀린 점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확하게 팩트로 드러난 부분, 그리고 검찰이 법원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받아 집행에 나선 것으로 볼 때는 조국의 과거 행적이 그동안 그가‘강남좌파’로서 ‘정의의 사도’인 양 행세하면서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들의 잘못된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였음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한 수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은 틀림이 없다.


  

문제는 이러한 조국의 이중인격 내지는‘내로남불’에 여당의원들은 물론이고 대중적 지지기반을 지닌 공지영·이외수·이재정·이재명·유시민, 심지어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등이 가세해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점차 진영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 있던 손혜원의원이 마케팅 전문가로서 장기(長技)를 내세워 자신의 치부를 ‘적과 동지의 대립’이라는 진영싸움으로 덮어버리려 했던 양상과 비슷하다. 장관 후보자도 아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대입비리’혹은 황교안 당대표의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우리사회가 얼마나 ‘흑백논리’와 포퓰리즘에 취약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흑백논리는 모든 문제를 흑 아니면 백, 선 아니면 악이라는 방식의 두 가지로만 구분하려는 논리, 즉 두 가지 극단 이외의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편협한 사고 논리이다. 

포퓰리즘은 확고한 정책적 가치관 또는 정책의 합리성ㆍ경제성 등의 기준 없이 상황이나 대중의 뜻에 따라 정책을 펴는 정치행태로 대중영합주의라고도 한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어떠한 진실도 묻혀지고 종국에는 양 극단만이 남게 된다. 그리고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이냐 보다는 누가 정치마케팅을 잘하느냐에 따라 승리가 결정된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실은 무조건 ‘가짜뉴스’로 몰아붙이고 교묘하게 대의명분으로 포장해 종국에는 진실이 묻혀버리도록 한다. 

  

조국 사태는 고질적 진영 대립과 최신식 정치 마케팅을 결합함으로써 민주주의에 내재된 포퓰리즘이라는 맹수를 풀어놓는 권력 공학의 생생한 현장이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양 극단의 흑백논리와 대중영합적인 포퓰리즘에 취약한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한국적 대중영합 정치의 치명적 위험성을 증명하는 징후적 사건이다. 포퓰리즘이야말로 한국 정치의 블랙홀이다. 대중심리 조작과 감시받지 않는 권력이 얽힐 때 민주정치의 법과 제도는 능멸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는 밖에서가 아니라 내부에서 온다.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그의 명저‘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에서“진영싸움이 득세할수록 생활인의 상식과 균형감각은 무뎌진다. 진영논리는 모든 걸 덮어버리는 마법의 양탄자와 같다”고 진영논리와 극단주의, 거짓루머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대중주의라는 맹수가 조국 사태를 난투극으로 키우고 있다. 포퓰리즘과의 정면 대결 없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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