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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출판 기념식장은 자유한국당의 문제점을 일거에 보여주었다.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기념회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가 참석해 신경전을 벌였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참석 예정이었지만 당내가 소란스러워지면서 불참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준석 최고위원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박종진 앵커는 “이렇게 합당하시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종진은 바른미래당 후보로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다. 

이날 출판회는 보수의 분열현장이었다. 같은 뿌리이면서도 정책도 이념도 아닌,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면서 갈라져서 반목하는 현장이었다. 



문제는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보수통합에 대한 노력과 움직임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그저 우리공화당과 중도개혁 보수 세력의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양쪽을 다 끌어안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의리를 지키고자 하는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은 당장 황 대표에게 물세례를 퍼붓고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바닥인 민주평화당보다 지지율이 더 나와 총선 때 격전지의 경우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황 대표 주변에 친박세력이 대거 포진하면서 이러한 기류는 예상된 측면도 있다. 당내 개혁은커녕 친박세력의 득세로 기득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부 의원들의 막말은 거듭되고 보수의 품격은 사라지고 있다. 


중도층과 젊은 층에서 자유한국당이 비호감정당이 된 것은 이 같은 당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내부 참고용으로 20~3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브랜드 조사에서도 ‘비호감 이미지’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30세대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면서도 한국당에도 찍지 않겠다는 생각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한국 갤럽의 정당 호감도 조사에서도 확인 된다. 한국 갤럽의 지난 2~4일 전국 성인 1008명(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당에 대해 “호감이 간다”는 답변은 23%에 불과했다. 반면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은 무려 세배나 되는 65%에 달했다. 특히 지역별로는 수도권, 연령별로는 20∼40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져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걱정 지수를 높여주었다. 

 

한국당은 중도층을 흡수하기는커녕 민주당에 뺏기고 있다. 중도층의 경우 이슈에 따른 지지 변화 차이를 보인다. 이 점은 한국당의 정책정당화, 대안정당화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리얼미터 1월 5주차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은 민주당에 36.4%의 지지를, 한국당에 26.3%의 지지를 보냈다. 반면 7월 3주차 여론조사에선 민주당에 42.5%를, 한국당엔 26.1%의 지지를 보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의 중도층 지지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당은 황 대표 취임 이후 문재인 정부 견제를 위해 국회 투쟁과 대여 강공 과정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막말을 서슴지 않고 추경안 처리 등에서 발목 잡는 일도 벌이곤 했다. 국회도 몇 달 새 공회전하고 있다. 



손혜원 의원, 조국 민정수석, 윤석열 검찰총장, 정경두 국방장관 등 한국당이 겨눴던 표적은 다 놓치고 국회만 헛바퀴 돌린 꼴이 됐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투쟁에서도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는 나쁜 이미지만 남겼다. 이러는 사이 한국당의 발목잡는 이미지만 중첩시키고 결과적으로 중도층의 민심이 민주당으로 향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민심을 이끌면서 앞을 내다보는 투쟁이 필요한데 통찰력 부재, 전략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당한 청와대가 지지파들 결속을 위해 반일론 기치를 높이 든 것도 한국당의 입지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당을 향해 친일파라는 프레임을 치고 이게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상승하고 민주당 지지율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한국당 지지율과 격차는 다시 15%포인트 안팎으로 커지고 있다.

 

문제는 지지율의 변화보다 이런 친일 반일 감정 논쟁이 확산되면 젊은 층과 중도층의 민심이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당은 여러모로 위기인데도 황 대표부터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온다.

김용태 의원의 지적이 적확하게 들린다. 그는 라디오 방송에 나가 “당 밖에서는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렇게 가면 이기기 힘들겠다’는 얘기를 하는데, 당내에서는 ‘실수 안 하고 이대로 가면 선거에 이긴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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