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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 것도 아니고 멀리 움직일 수 없게 한다. 이번 주는 강화 전등사를 가자고 했다가 취소했다. 아침을 먹고 오늘은 어떻게 할까? 하다가 왕송저수지 걷고 부곡도서관 가서 책보자고 결정했다. 일요법회를 가려고 했다가 같이 움직이길 원하는 남편 덕분에 마음만 법회참석, 함께 걷기로 했다. 날이 흐리고 비가 오니 걷기에 딱이다. 



정자에 앉아 세상사 돌아가는 얘기하다 걷다 연꽃밭쪽으로 왔다. 아직 연꽃이 많지는 않지만 수련과 연꽃이 예쁘게 피었다. 우아하면서도 고고한 아름다움에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연꽃은 버릴 것이 없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주변 어떤 더러움에도 물들지 않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지도 않고 고고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사진 찍으며 ‘예쁘다’를 연발한다. 아름답다.




이렇게 우린 가까운 곳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많은 것을 갖고 있다. 오늘은 레일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다. 중국에서 온 사람들이 단체로 타나보다. 햇빛이 쨍하면 타기 어려울텐데 날이 흐려 더 운치도 있고 좋아 보인다.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함께 저어야만 앞으로 더 잘 나아갈 것이다. 협업이 필요하다.




정자에 앉아 계신 분들의 얘기를 나도 듣고 있다. 시어머님 제사를 지내고 몸살이 났다고 이젠 일이 겁이 난다고 하시며 제사만 지내면 되는데 제사에 왔다가 갈 아들, 딸들 반찬 좀 싸줄려고 경동시장까지 가 도라지 사서 껍질까고 하느라 더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분이 자식들 반찬해주지 말고 아프다는 소리도 하지 말란다. 하! 뭐가 정답일까?


한마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거미줄처럼 얼킨 인생사 맺고 끊음이 분명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염없이 수련의 자태를 바라보다 길을 간다. 내가 가는 이 길은 어떤 길일까? 공수래 공수거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 어떤 걸림도 없이 살다 가고 싶다. 연꽃처럼 살다 가고 싶다. 아니 흉내라도 내며 살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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