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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노후배관 공사로 아이들 데리고 초막골로 나왔다. 생태공원이라 볼거리도 놀거리도 많다. 다만 그늘이 없어 한낮에는 놀이터에서 놀 수가 없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중국집 배달이 된다. 짜장면과 우동을 시켜 아이들과 먹고 나니 깨끗하게 금방 빈 그릇 수거해 간다. 염려 접었다. 지금은 정자에서 오수를 즐긴다. 아이들도 집 안방마냥 편하게 잠들었다. 할아버지가 아침 일찍 와서 자리 잡은 정자, 초막골의 명당자리다. 시원하다. 분수가 솟는 것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살며시 잠든 손녀, 오전 내내 나비잡는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개울에서 물고기 잡는다고 놀고, 놀이터에서 뛰고, 모래놀이하고 다양한 놀이에 집에 가자고도 안하고 놀더니 잠들었다.



손주 녀석도 짜장면과 우동 맛나게 먹더니 내 집에 가자고 해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했더니 유모차타고 가는 중에 잠들었다. 수리산 아래 아이들과 어른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생태공원이 초막골이다. 틈만 나면 아이들 데리고 나오는 곳이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집에서 에어컨 켜고 있는 것보다 시원한 자연바람 맞으며 푸른 초록빛 속에서 각종 꽃과 벌, 나비떼 보면서 놀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할아버지도 손주들과 놀아준다고 피곤했는지 잠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처다보며 웃는다. 안방도 아닌데 이불까지 덮고 자는 모습이 평화롭기도 하고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 이렇게 좋은 자리를 우리가 하루 종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분다. 시원하다. 물소리가 잠을 깨운다. 난 잘 수가 없다. 오감이 깨어나고 있다.


학생 몇 명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왔는지 이것저것 생태계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하신다. 

선생님의 설명에 학생들은 듣는 둥 마는 둥 차라리 학생들 맘대로 놀게 하는 것도 괜찮을텐데라고 잠깐 생각했다. 이런 자연 속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겠는가. 설명보다 느끼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비를 잡는 손녀에게 "나비가 나 살고싶어요. 잡지 말아요"한다고 했더니 "할머니 그런 말좀 하지 마"란다. 자기도 금방 날려 보낼거란다. 아이들도 스스로 다 생각을 하고 느낀다.



초막골이 할아버지네 정원이라니 손주가 웃는다. 오늘 하루도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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