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 협동조합 '통' 내부. 사진=페이스북
“청년일자리(만 39세이하) 지원을 받아 마을카페 통에서 경력직 요리사를 구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대우를 약속합니다! 주변에 좋은 분 계시면 소개 좀 부탁드려요~^^”
과천시 ‘마을 카페 통’ 의 황순식 이사장이 지난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통은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명목으로 2880만원의 혈세를 지원받았다. 이 지원금을 받게 되자 경력직 요리사 구인광고를 낸 것이다.
통은 또 행안부의 마을기업(협동조합 마을카페)으로 선정돼 혈세 4780만원을 지원받았다. 과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임대료, 주방 리모델링, 재료구입비 등으로 사용된 이 보조금은 지특예산과 시비에서 각 50% 지원됐다.
그동안 마을기업 협동조합 음식점 통이 지원받은 혈세는 이처럼 확인된 것만 7660만원에 이른다.
통 이사장은 과천시 6대 의회 의장을 지낸 정의당 소속 황순식 씨다. 황 씨는 현재 ‘시화태양광시민발전소’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다.
황씨가 50% 지분을 갖고 있고 그가 이사인 '햇살과 바람' 협동조합이 10% 지분을 갖고 있어 황 씨가 대주주다. 시화태양광발전소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2억4337만원이었다.
자본금 2억원 중 반 이상을 투자한 태양광 회사가 적자에 허덕여서 그런가? 황 이사장은 최근 푸드카페 통을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음식점 대신 맥주집으로 바꿔 버렸다.
거액의 혈세를 지원받아 운영하면서 요리사도 혈세로 채용해놓고선 이제 돈이 안 된다고 친환경 음식 대신 술을 팔겠다고 하는 것이다.
최근 점심 시간에 새술막기 10-13 (중앙동 40-9) 태양빌딩 3층 통을 찾자 한 남성이 “당분간 식사를 할 수 없다. 언제 음식 판매를 다시 할지 모르겠다”며 “현재 낮에는 커피를, 저녁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스스로 “알바생이 아니라 직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황 이사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 카페 경영상황이 안 좋아져서 당분간 음식판매를 못하는 상황. 과천에 세계맥주집이 없다는 점을 노려봄. 종류가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 신경써서 골랐음. 맥주와 커피, (매우)간단한 마른안주만 판매하며 편안하고 가볍게 한잔씩 마시는 새로운 문화를...”이라는 홍보성 글을 올렸다.
Together, Organic, Network, Growth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은 통(TONG)은 2013년 10월에 출발했다. 600여명의 조합원이 있다고 한다. 행안부의 마을기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았다. 행안부는 2011년부터 마을기업 육성사업지원제도를 시행했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 연 5000만원, 재지정되면 3000만원 이내에서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경제위기 속에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새벽부터 잠을 줄이고 먹는 것도 줄이며 한 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변변한 운영자금도 없는 자영업자들에게 카페 통은 요지경이나 마찬가지다.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거액의 혈세를 지원받고 청년일자리 지원금까지 받아내더니,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큰 돈이 될 것 같은 태양광 비지니스가 생겼으니 음식점 협동조합 정도론 양에 차지 않는다는 것인가 ?라고 반문할 것이다.
협동조합 마을기업 '통'은 실패사례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예산이 이렇게 줄줄 새고 있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
이쯤 되면 시에서 감사라도 해서 마을기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세금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지, 회계기록은 정확한지 등에 대해 사실 규명에 나서는 게 시의 기본책무가 아닌가 싶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 너머 이슈를 보는 춘추필법 이슈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