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 전 대통령은 10년 전 2009년 8월에 별세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이 여사가 오늘 오후 11시37분 소천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김홍업 전 의원, 김홍걸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상임의장이다.
1922년 서울서 의사의 딸로 태어난 이 여사는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거쳐 대한YWCA 총무 등을 지냈다. 여권 신장에 기여한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 했다.
1962년 5월10일 상처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DJ는 자서전 권1에서 이렇게 밝혔다.
"우리가 결혼한다고 하자 정작 그녀 주변에서는 깜짝 놀라며 반대했다. 가족은 물론이고 친지, 직장, 여성계 선후배들이 들고일어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흔들릴 사람이 아니었다."
이 여사는 자서전에서 "김대중과 나의 결혼은 모험이었다. '운명'은 문밖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곧 거세게 노크했다"고 썼다. "꿈이 큰 남자의 밑거름이 되자고 결심하고 선택한 결혼"이라고도 했다.
이듬해 아들 김홍걸을 낳았다. 김홍일 전 의원은 지난 4월 별세했다.
이 여사는 올해 3월부터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 여사는 수년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지만, 최근 앓고 있던 간암 등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당일 오전 7시 고인이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열린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와 평화당 권노갑 고문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 문 대통령 추모 메시지 " 우리 시대의 대표적 민주주의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모 메시지에서 "여사는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했다.
♦ 이희호 여사 유언 "하늘에서 민족의 평화통일 기도"
이희호 여사는 유언을 통해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생전에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이 같은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가 11일 발표문을 통해 공개했다.
이 여사는 또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유언했다.
사진=김대중평화센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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