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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1898~1958)을 언급하면서 일약 정국현안으로 떠올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진보와 보수의 통합 메시지로 김원봉을 불러냈다고 해명했다. 야권은 문 대통령이 김원봉을 통해 국가 정체성의 혼선을 불러일으킨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사진=KBS캡쳐



♦문 대통령에 김원봉은 어떤 사람인가.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술 한 잔을 바치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7월 하순 개봉한, 배우 조승우가 김원봉으로 출연한 영화 ‘암살을 관람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김구 현상금 5만엔, 김원봉 현상금 8만엔"이라는 암살의 대사를 언급한 뒤 "김구 선생보다 더 높은 현상금을 내걸 정도로 항일 투쟁의 치열함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분이지만 정작 해방된 조국에서는 남에서도 북에서도 불우했던 독립투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선생이 의열단 단장이란 직책만 알려졌을 뿐 일제시대 거의 모든 폭탄 투척과 요인 암살의 배후에 그가 있었다는 활약상은 가려졌다"며 "우리의 독립운동사가 그만큼 빈약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 때 약산을 기념하는 운동이 꽤 활발하게 일어났으나 이명박 정부 이후 모두 중단됐다고 한다. 지금도 정부가 기념사업회 인가를 안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산 김원봉 추모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는 의미다. 


특히 "참여정부 때 일제시대 사회주의 운동도 독립운동의 방편이었다고 보고 독립유공자 서훈에 추가했으나 해방 전의 사회주의 운동까지만 포함되고 해방 후의 활동가들은 제외됐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일제시대 독립운동은 독립운동대로 평가하고, 해방 후의 사회주의 활동은 별도로 평가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길이고 항일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길이기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술 한 잔을 바치고 싶다"고 했다.


이런 염원이 2019년6월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발현됐다.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광복군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 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현 정부에서 김원봉 재평가 활발


KBS는 지난해 7월 18일 “내년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해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 기존 KBS 대하사극 시간대로 편성이 유력하다”고 밝힌 바 있다. 

MBC는 최근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 '이몽'을 방송 중이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그의 공적을 거론하면서 김원봉을 비롯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서훈 검토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피우진 보훈처장은 지난 3월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에 대해 "지금 현재 기준으로는 되지 않는다"면서도 "의견 수렴 중이며 가능성은 있다"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김원봉의 행적 


약산 김원봉은 189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건너간 의열단을 조직해 후 일제 수탈 기관 파괴, 요인 암살 등 무장 투쟁을 펼쳤던 독립운동가다.

김원봉에 대한 정치적 판단은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그는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국내 일제 수탈 기관 파괴와 요인암살 등 항일 무장투쟁을 전개했다.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에 취임했으며, 194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과 군무부장도 지냈다.

하지만 해방 후인 1948년 남북협상 때 김구 선생을 따라 월북을 하면서 대한민국과 적이 되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그해 8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이 됐고, 같은 해 9월 북한 초대 내각의 국가검열상에 올랐다. 

6·25 전쟁 때는 ‘군사위원회 평북도 전권대표’로 활동하다가 1952년 5월 국가검열상에서 노동상으로 임명됐다. ‘조국해방전쟁(6·25 전쟁)에서 공훈을 세웠다’는 이유로 북한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도 노동상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내다가 1958년 김일성의 옌안파 제거 때 숙청됐다.

김원봉은 이런 북한에서의 활동 탓에 그동안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서훈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야권 반발


야당은 “대한민국 정체성, 국체와 관련된 문제”라며 “더구나 625 전쟁 때 산화한 국군의 영령을 위로하는 현충일에 그런 말을 한데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948년 월북해 조국해방전쟁, 즉 6.25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고 북의 노동상까지 지낸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창설의 뿌리, 한미동맹 토대의 위치에 함께 오르게 되었다"며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반발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3.1절 기념사에서는 엉뚱하게 ‘빨갱이’라는 말이 친일잔재라면서 청산을 하자고 했다. 5.18 기념사에서는 ‘독재자의 후예’라는 말을 끼워 넣었다. 현충일 추념사에서는 애국에 보수 진보가 없다면서 난데없이 북한의 6.25 전쟁 공훈자를 소환했다"며 " ‘6.25 전사자’가 가장 많이 묻혀 있는 곳에서 6.25 전쟁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한마디 못하면서 북한의 ‘6.25 전쟁 공훈자’를 굳이 소환하여 추켜세우며 스스로 논란을 키우고 있지 않은가"라고 질타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7일 "김원봉 선생에 대한 개인적인 존경이 있다 하더라도 그는 1948년 월북 후 북한 최고인민회의의 제1기 대위원 등에 오르는 등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건 물론이고 김일성으로부터 6.25 공훈자로 훈장까지 받은 사람"이라며 "그 뒤에 숙청을 당했단 것이 모든 것에 면죄부가 될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와 민주당 반박


청와대 관계자는 7일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의 언급이 이념 논쟁을 촉발했다는 주장이 있다'는 지적에 "추념사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메시지는 애국 앞에서 보수·진보가 없고,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자는 취지"라며 "그런 취지에 대한 역사적인 사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말은 역사적 사실이며 광복군에 대한 정당한 평가이다. 약산 김원봉의 월북 이후 행적을 끌어들여, 광복군 운동 자체를 색깔론으로 덧칠하는 일이야말로 역사 왜곡"이라고 야당의 비판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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