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그가 목소리를 낸 대상은 미국의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노 대통령(그림)을 그릴 때 인권에 헌신하신 노 대통령을 생각했다. 친절하고 따뜻하신 노 대통령을 생각했다.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그를 그렸다. 또한 자신의 목소리를 용기 있게 내는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북한핵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노 전 대통령이 같은 기간 대통령에 재직한 부시 전 대통령과 ‘충돌’한 것을 두고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와 노 전 대통령은 북핵 해법 두고 의견 달라 회담서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그는 또한 "그 여느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모든 것을 마다하지 않았고 목소리를 냈다"며 "물론 우리는 의견의 차이는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차이점들은 한미동맹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그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라크 파병 ▲한미FTA 체결 등 노 대통령이 진보진영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사안들을 열거한 뒤, "노대통령 임기 중 한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해준 중요한 동맹국이었다"며 "미국은 이라크 자유 수호에 대한 대한민국 기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새삼 고마움을 표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전달한 노무현 전 대통령 초상화. 사진=청와대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에 수많은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멋있다"고 환호했다.

고인의 장남 노건호씨는 답사를 통해 "돌아가신 아버님은 항상 부시 전 대통령의 지적 능력과 전략적 판단력에 감탄했다. 짚어야할 것은 반드시 짚고 전략적 핵심을 놓치지 않는 점에 대해 경탄했다고 여러번 제게 말했다"며 "아버지와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함께 많은 일을 이뤄냈다. 두 분이 있는 동안 한미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넘어갔다"고 화답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1만2천여명(청와대 페이스북 사진 설명자료)이 운집한 가운데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8주기 추도식때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힌 대로 불참하고 김정숙 여사가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민생탐방 일정과 겹친다며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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