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족회 등 천안함 관련 단체들은 2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는 KBS의 진실 왜곡과 명예 훼손에 대한 언론중재와 법적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천안함 46용사 유족회, 천안함 예비역전우회, 천안함 재단 등 3개 단체는 입장문에서 "추모 기간을 보내는 와중에 공영방송 KBS는 3월 28일 일반 국민에게 진실을 왜곡하는 일방적 주장을 내보냈다"며 "KBS의 일련의 처사에 대해 46용사 유가족과 참전 장병은 46용사의 죽음이 너무나 분하고 또다시 형언할 수 없는 가슴의 상처를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을 반드시 받아내 천안함 46용사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8일 KBS '추적60분'은 천안함 침몰원인을 두고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혹을 제기하는 '8년 만의 공개-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을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남측의 논란에 가세했다. 유족들이 성명서를 낸 다음날 노동신문은 3일자 6면 '정세완화국면에 역행하는 무분별한 처사'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남북관계 갈등을 증폭하기 위한 조작극”이라고 종래 주장을 되풀이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시기 남조선에서는 천안호 침몰사건을 구실로 동족에 대한 적대감과 대결의식을 고취했다"며 "남조선 보수패당이 조작해낸 치졸한 모략극인 천안호 침몰사건의 진상은 이미 만천하에 폭로됐다"고 주장했다. KBS 보도를 본 듯한 표현이다.
노동신문의 이 논평은 북한 김영철 노동당 위원장이 "남측에서 저보고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입니다"라고 말한 다음 날 나왔다. 김영철의 천안함 거론 의도가 남쪽의 천안함 논란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국방부는 3일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유족들이 천안함 폭침이라고 부른데 반해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표현했다. 북한은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부르는데 중간 정도 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천안함 피격사건 관련 민·군 합동조사 결과는 '천안함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의 결과로 침몰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상의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어뢰는 북한의 소형 잠수정으로 발사됐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
최 대변인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전날 남측 취재진에 자신을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데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당시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 어떤 기관이 공격을 주도했다는 점을 특정하지 않았고 그 부분에 관련해서는 추가적으로 저희가 계속적으로 살펴봐야 될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이 같은 입장은 송영무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천안함 폭침은 정찰총국 소속 소행”이라고 밝힌 것에서 후퇴한 것이다.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당시 정찰총국장이었으니 당연히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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