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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이겨낸 우즈의 포효, 이제 누가 그를 이기랴? - 더 강해진 승부사 기질에 인간적 원숙함까지 더해져
  • 기사등록 2019-04-15 07:33:54
  • 기사수정 2019-04-16 13: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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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붉은 셔츠, 검은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파트론(갤러리)들이 구름처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타이거 우즈(44)는 이탈리아서 온 프란시스코 몰리나리(37)에 두 타 뒤진 채 출발했다. 


사진=CNN홈페이지


몰리나리는 방어적이었다. 과감한 공략보다는 안정적인 파플레이에 집중했다. 인내심을 갖고 아멘코너를 지나가면 상대들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 듯 했다. 초반 전략은 몰리나리 의도대로 흘러갔다. 타이거 우즈는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적어내며 기복을 보였지만 몰리나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우즈는 몰리나리가 지키는 골프를 하자 몰리나리의 드라이브 티샷을 쳐다보지 않았다.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초연한 표정을 지었다. 오로지 자기 경기에만 집중하였다. 그가 가끔 캐디와 얘기한 것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대한 것이었다. 드로우볼을 칠 것인지 페이드볼을 칠 것인지 등에 대한 것이었다. 오로지 자신과 싸웠다. 우즈는 많이 이겨본 선수답게 이길 줄 아는 냉정한 승부사로 돌아와 있었다.


경기는 아멘 코너의 파3홀인 12번홀에서 크게 요동쳤다. 올해 22번째 마스터스 출전이자 이미 4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우즈의 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었다. 12번홀은 워터해저드를 건너 홀이 땅콩 모양으로 가로로 길게 이루어져 있다. 홀 길이가 앞뒤로는 짧다. 핀은 그린 오른쪽 가장 자리 쪽에 꽂혀 있었다.

몰리나리의 티샷이 약간 짧아 공이 턱을 맞고 물에 빠졌다. 다음 티샷을 한 우즈는 핀과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가운데 쪽으로 쳤다. 왜 그런지는 이어 티샷을 한 토니 토니 피나우가 보여주었다. 피나우의 공도 몰리나리와 비슷하게 물에 빠졌다. 우즈는 이 홀의 바람방향이 수시로  바뀌고 세기가 달라지는 홀이어서 핀을 직접 보지 않았던 것이다. 



롱 홀인 15번홀에서 우즈는 전세를 뒤집었다. 우즈의 드라이브와 세컨 샷은 강력했고 길었으며 정확했지만 몰리나리의 세번째 어프로치 샷은 소나무 가지를 맞고 물에 빠졌다. 여기서 승부는 갈라졌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우즈는 227야드를 남기고 그린에 볼을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보태 마침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벗어나 레이업을 해야 했던 몰리나리는 세 번째 샷이 물에 빠져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우즈는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독보적인 실력뿐 아니라 평정심과 승부사적 기질이 성추문과 허리 부상 이전인, 30대 전성기로 다시 돌아왔다. 거기에 이제 인간적인 원숙함도 더해지고 있다. 

 


마스터스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최다 우승(6회)에 바짝 다가선 우즈는 PGA 투어 통산 우승도 81승으로 늘려 샘 스니드(미국)가 가진 최다 우승(82승)에 단 1승을 남겼다.

무엇보다는 우즈는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11년 동안 멈췄던 메이저대회 우승 컵을 다시 들어올렸다. 메이저대회 15승째를 올린 우즈는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추격에 시동을 다시 걸었다.

또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최종 라운드 역전승을 따내는 기쁨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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