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권력과 산 권력에 대한 법원의 다른 잣대를 두고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구속하는 것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법원은 안 전 지사의 소명에 수긍할 만한 점이 있고, 안 전 지사가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 전 지사 영장기각은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비된다. 죽은 권력과 산 권력에 대해 다른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투운동이 안 전지사 영장기각으로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곽 판사가 호남인 전남대법대 출신임을 들어 "기각이 예상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가 1시간 35분만에 심문을 마쳤다. 안 전 지사는 대기 장소인 서울남부구치소에서 풀려나 경기도 양평 야산 컨테이너 박스하우스로 귀가했다..
서부지법은 지난 26일 안 전 지사를 심문할 예정이었으나 안 전 지사가 출석을 거부해 일정이 무산됐다.
안 전 지사는 기각이 결정되자 대기하던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나왔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비서였던 김지은(33)씨를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4차례 성폭행하고,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곽 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합의에 의한 성관계일 뿐 위력이나 강압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벌인 뒤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 전 지사의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이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기각 사유를 검토해서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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