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성공적’ ‘운이 좋은 회담’ 등 낙관론을 펼치면서도 “단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테스트를 원하지 않을 뿐”이라는 말을 불쑥 던졌다. 이 언급에 대해 트럼프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핵동결로 협상목표를 낮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협상 단계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북측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상세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음에도 이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보다 미국 본토를 위협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테스트만 막겠다는 취지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핵실험도 비공개로 실시되면 신경 안 쓰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민주당의 맹공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의 기대치를 낮춰 회담 이후의 후폭풍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북한과의 전쟁’ 관련 발언을 두고 참다못한 오바마 행정부 당시 각료들이 일제히 부인하고 나서기도 했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의 전쟁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고 했고,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오바마 대통령 때 크건 작건 북한과 전쟁이 날 뻔한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2013년 시리아에 단 한 차례 공습하는 문제를 두고도 안절부절못하다가 결국 안 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의 전쟁에 적극 나섰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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