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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기자의 세상만사 (123) 문 대통령 경제성적표와 총선 - 양손에 떡 꽉 쥐고 깜빡이등과 반대 방향으로 핸들 돌려
  • 기사등록 2019-02-01 11:33:33
  • 기사수정 2019-02-01 11: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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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는 두 개의 흐름을 뚜렷이 보여준다. 리얼미터의 지난 24일 발표 자료인데 문 대통령에 대해 ‘매우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열렬지지자는 22.2%다. 반면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극렬반대자가 27.6%로 더 많다. 차이가 5.4% 포인트다. 부정적인 흐름을 의미하는 이 데드크로스는 1주일 전 4.9% 포인트 격차에 비해 더 벌어졌다.  


이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평가는 ‘잘하는 편’을 합하면 47.7%이고 부정평가는 ‘잘 못하는 편’을 합하면 44.9%다. 그런데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50대의 문 대통령 지지도는 아주 낮다. 20대 긍정평가율은 평균 아래인 46.9%에 그치고 50대는 40.2%로 뚝 떨어진다.  


20대와 50대의 지지율이 낮은 것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높은 실업률과 50대 가장들의 일자리 부족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대선에서 41.1%를 득표한 문 대통령의 골수지지층이 22%에 그치는 것은 깊이 되새겨볼 대목이다. 일자리가 줄어들어 아이들 학원비를 줄이고, 돈벌이가 시원 찮아 외식 한 번 제대로 못하면 국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현 정권을 원망하게 된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정권의 성공은 경제성적표에 달려 있다. "다른 것 다 깽판 쳐도 북한문제만 잘 풀면 되지 않나"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경제살리기에 실패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그의 퇴임직전 지지도는 바닥이었고 보수진영에 정권을 속수무책으로 내놓아야 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경제실적마저 저조하면 당장 의회로부터 탄핵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이고 즉흥적인 리더십에도 골수지지층이 두터워 건재하다. 배경은 간단하다. ‘미국 먼저’ 정책을 밀어붙여 미국 경제를 살렸기 때문이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장기집권 가도를 달리는 배경도 경제 성과다. 일본의 대졸자들은 입맛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고를 수 있다. SKY대 이공계도 취업하기가 별 따기인 우리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출처=마카롱 자동차관리


우리 경제는 지난해 6년 만에 최저치인 2.7% 성장률로 내려앉았다. 국민세금을 퍼부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밀어붙였지만 박근혜 정부보다 실적이 좋지 않다. 실업률은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고 일자리는 급락했다. 현대차 등 주력 업종이 어닝 쇼크로 허덕이는 데다 연초부터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면 큰 일 나겠다"는 걱정이 당연히 들 것이다. 고민의 결과로 나온 게 최근 문 대통령의 ‘오른쪽 깜빡이’ 신호다. 경원시하던 재벌들을 청와대로 불러 투자를 요청하고, 이어 지역 순회를 하면서 사회간접자본 (SOC) 투자 선물보따리를 풀고 있다. 예비타당성 면제라는 독이 묻은 처방전도 내놓을 정도로 다급해 보인다.  


하지만 뭔가 삐걱거리고 자연스럽지 않다.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부른 문 대통령은 규제개혁 등을 약속하며 기업이 제대로 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모임은 보여주기 쇼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긍정평가를 받았다. 그랬지만 1주일 만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문 대통령이 공정경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으로 대기업의 탈법과 위법을 통제하겠다고 언급하고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회전 깜빡이등을 켜고는 왼쪽으로만 핸들을 돌리고 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통령은 변한 게 없다"고 했다. 기업인들은 ‘멘붕’에 빠졌다.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털어놓은 이도 있다.  


양손에 쥔 떡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한 손으론 강성 노조와 좌파 운동권 지지자들을 부여안고 눈치를 보면서 다른 한 손으론 기업인들 어깨를 꽉 움켜쥔 채 끌고 가려고 한다. 성공만 하면 최상인데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정책 혼선으로 갈팡질팡하면 경제성적표가 좋을 리 없다. 국민 살림살이가 나빠지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정권심판론 소리가 커지게 된다.(에너지경제신문 30일자 전문가 시각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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