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거 계속 물어보면 검찰 수사 거부할 것"
측근들에 “명예 금 가게 해 면목 없어”
서울동부구치소 12층 독방에 수감된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23일 변호인접견에서 “검찰이 같은 말을 되풀이해서 물으면 불응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정서를 감안해 전면거부는 하지 않되 다스 소유자 등 검찰이 혐의를 강제하려는 태도엔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소환조사에서 혐의에 대해 1차 질문만 하고 2,3차 추가 질문은 하지 않았다. 내주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사에서 2,3차 추가 질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답변이 달라지거나 내용이 어긋나면 불리해진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구속수감되기 전 논현동 자택에서 양복을 갖춰 입고 측근들을 맞았다고 한다. 구속을 직감하고 담담해 했다는 것이다.
그는 측근들에게 “여러분의 명예에 금이 가게 해서 미안하다”며 “잘 대처하고 견딜 테니 각자 맡은 위치에서 잘 해 달라”고 당부했다.
측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우리 정부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일했는데 나 한 명 때문에 여러분들이 힘들어졌다”며 “미안하다. 면목이 없다”고 언급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내란선동죄’로 구속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54년 만에 80이 다 돼서 감옥에 가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TV 뉴스를 접하자 “이제 가야지”라고 말했다.
가족들을 한 명씩 끌어안은 뒤 오열하는 아들 시형씨에게 “왜 이렇게 약하나. 강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검사들을 집까지 들어오게 할 이유가 없다”면서 측근들과 직접 나가서 구속영장을 확인하고 주차장 문을 통해 검찰의 차량에 올랐다. 아들과 딸들이 울음을 멈추지 않자 “미안해, 응”이라고 짧은 인사를 한 뒤 차량에 올랐다.
이 전 대통령 자택에는 현역의원과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참모진 등 50여 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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