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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뚱의 독서 10만권


“싸움을 잘하려면 지성(수세국면에서 공세국면으로 전환하는 타이밍을 찾는 것), 설득(말로 이기는 것), 지구력(맷집)과 자제력(분노를 참아내는 것), 지속적인 의지(목표를 위해 싸움을 주도함)라는 조건이 맞아야 한다.” - 로마인 이야기, 십자군 이야기, 마키아벨리 평전 등 로마와 지중해 역사에 천착해온 시오노 나나미가 말하는 지도자의 조건. 


 시오노는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지성을 지도자의 최고 조건으로 꼽았다. 저술한 책에서 여러 유형의 지도자를 그려내고 보여준다. 시오노 나나미가 본 최고의 지도자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저 사람이라면 어디든 따라 가겠다”는 믿음이 가는 지도자여야 목숨을 건 추종자가 생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인 줄 알면서도 국민은 끝까지 신뢰하고 따라간다. 



동서양에서 지성을 뽐낸 지도자는 한두 명이 아니다. 그 중 탁월한 지성력의 소유자가 중국의 마오쩌뚱(1893~1976)이다.

그는 해외 유학파도 아니고 군인으로 경력을 쌓은 것도 아니다. 지도자 그룹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당대의 다른 혁명동지들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등지로 유학을 다녀왔다. 

그의 지성은 독서에서 나왔고 책에서 설득력을 키웠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력과 자제력, 지속적인 의지를 키워 권력을 잡았다. 실제 그는 매우 열성적인 독서가였다. 그는 일찍 “밥은 하루 안 먹어도 괜찮고 잠은 하루 자지 않아도 되지만 책은 단 하루도 안 읽으면 안 된다”고 했다. 어린 시절 꿈은 초등학교 교장이었다. 그는 장사의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소학교의 교장 대리를 한 적이 있다. 혁명가가 되지 않았다면 존경받는 대학교 총장으로 생을 마감했을 수 있다. 

마오쩌뚱은 철저한 독학도였다. 생전에 읽은 책이 10만권이 넘는다고 한다. 역사와 경제학, 군사학, 자연과학, 전략서 등에 심취했지만 좋아하는 책은 옆에 두고 매일 읽어 외우다시피 했다. 

마르크스 <공산당선언>을 1920년 처음 읽은 후 1976년까지의 56년간 계속 반복해보고 또 보았다. 일생동안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열일곱 번이나 탐독했다. 병서를 많이 읽어 육도와 삼략, 손자(孫子)와 오자(吳子)의 병법에 밝았다. 한시를 잘 지어 시집을 내고 논어에 정통했다. 두 아들의 이름을 이눌(李訥) 이민(李敏)으로 지었다.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눌언민행(訥言敏行)’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말만 앞세우고 행동하지 않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마오쩌뚱은 혁명가이면서도 개인숭배와 1인 독재를 했고 동료들을 잔인하게 숙청하고 인민들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 지옥으로 보냈다. 마오쩌뚱에 대해서는 평가가 양면적이다. 문화대혁명까지도 미화하고 찬양하는 극단의 찬양파가 있는가 하면 문화대혁명 때 2천만 명에 이르는 사람을 죽게 한 몹쓸 지도자로 낙인찍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현대 세계사에서 그의 족적은 뚜렷하게 남아 있다. 그가 국공합작을 통해 장제스를 이용하고 대장정의 승리로 1949년 공산주의 중국을 수립했다.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중국의 오지 2만5천리를 행군한 대장정은 대중 설득력이 없으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작전이다. 독서를 통한 전략적 자세, 탄탄한 이론으로 무장한 개척자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가 동료들에게 미래 중국의 그림을 그리고 이해시켜 험지로 우회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중국은 없었을 것이다.

 독서를 통해 다져진 지성과 설득력,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세상의 이치에 대한 이해력으로 추종자들을 따라오게 했다. 독서로 지옥으로 가는 길을 연구하고 대담한 전략적 마인드로 사람들을 이끈 것이다.  

그는 명상가였고 동(動)보다 정(靜)의 사람이다. 평생을 헌 옷 입기를 좋아하고 자존심은 강하지만 허세는 부리지 않았다. 혁명가라기보다 참다운 지성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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