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채택하는데 실패했다. 사상 처음이다. APEC은 지난 1993년부터 매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개최국인 파푸아뉴기니의 피터 오닐 총리는 17일 폐막 기자회견에서 APEC 21개 회원국 중 어떤 회원국이 공동성명에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방에는 두 명의 거인이 있다"고만 답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관련해 단 한 문장 때문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동성명 초안에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데 동의했다(We agreed to fight protectionism including all unfair trade practices)”는 문장이 불씨가 됐다.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이 중국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이를 빼기를 원했고, 중국을 제외한 20개국은 이를 삽입하기를 원했다.
결국 '불공정한 무역관행' 이란 단어 때문에 APEC 공동성명 채택은 불발됐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본회 연설에서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아 공동성명 채택 불발이라는 참사를 예고했다.
시 주석은 이날 본회 연설에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세계무역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미국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그러자 이어 등단한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수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 먹고 있다”며 중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펜스 부통령은 외국 기업에게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절도 등 중국의 잘못된 행위를 일일이 열거하며 중국에 날을 세웠다.
그는 더 나아가 미국은 중국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2500억 달러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이 보복할 경우, 추가로 2670억 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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