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법관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돼 포토라인 앞에 섰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헌정사상 처음이다. 앞서 차한성 전 대법관, 민일영 전 대법관 등은 비공개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서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나름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그야말로 사심 없이 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경위를 막론하고 그동안 많은 법관들이 자긍심에 손상을 입고 (검찰) 조사를 받게까지 된 데에 대단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거듭 송구하단 말씀 드린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2011년 대법관으로 임명된 뒤 양승태 대법원장 아래서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했다.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으로부터 지휘·감독권을 위임받아 사법행정사무를 총괄하는 수장으로 대법관이 맡는다. 박 전 대법관은 최근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윗선이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등 박근혜 정부 관심 재판에 개입하고, 양승태 대법원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법관들을 사찰하며 탄압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각종 영장 정보와 검찰 수사 정보를 유출을 지시하고, 공보관실 운영비를 운용해 '행정처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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