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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법원의 끈 팬티 성폭행 범죄 무죄판결이 세계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7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7세 남성은 지난 5일 재판에서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의 변호인인 엘리자베스 오코넬은 이에 대한 ‘정황 증거’로 피해 여성의 큰 팬티를 제시했다. 

그는 남성 8명과 여성 4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후 변론에서 피해 여성이 남성에게 매력을 느꼈을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그녀(피해 여성)가 어떤 차림이었는지 봐야 한다. 앞이 레이스로 된 끈 팬티를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배심원단은 90분간의 논의 끝에 만장일치 평결을 내렸고, 기소된 이 남성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재판 과정과 결과가 알려지자 아일랜드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14일 더블린과 코크 등 아일랜드의 주요 도시에서 수백 명의 여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한 집회에 다양한 레이스 끈 팬티가 등장했다. 

‘이것은 동의가 아니다(This is not consent)’, ‘끈 팬티는 말을 하지 못한다(Thongs can‘t talk)’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과 함께 여러 개의 끈 팬티가 거리에 진열됐다. 팬티를 들고 흔드는 시위 참가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거리행진에서 “우리가 뭘 입든 어딜 가든 ‘예스 민스 예스, 노 민스 노(Yes means yes, no means no·동의하지 않은 관계는 성폭력)’”라고 외쳤다.  

이날 시위는 5일 아일랜드 코크 중앙형사법원에서 열린 성폭행 사건 재판 결과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일랜드 더블린 성폭행위기센터의 노엘린 블랙웰 대표는 인터뷰에서 “(성폭력 재판에서) 피해자가 어떤 차림인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곤경에 처했을 때 왜 비명을 지르지 않았는지에 대한 얘기가 빈번하게 나온다”고 비판했다. 루스 코핀저 아일랜드 하원의원은 13일 의회에 출석해 끈 팬티 하나를 꺼내 들어 보이며 재판 결과에 항의했다. 코핀저 의원은 “여기서 끈 팬티를 보여주는 게 당황스러울 수 있다. 성폭행 피해자나 여성들이 법정에서 자신의 속옷이 증거로 제시되는 이상한 상황을 어떻게 느꼈을 것 같나”라고 말했다.

SNS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 여성들이 ‘#ThisIsNotConsent’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팬티 사진 등을 올리며 “21세기 아일랜드의 법원에서 이런 변론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 좌절감을 느낀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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