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58)을 지명하고,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56)을 임명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정권 출범 후 지난 1년 5개월여간 지속되어온 문재인 정부 1기 경제라인인 김동연 부총리-장하성 정책실장 콤비가 동시에 퇴장하게 된 것이다. 

야권과 친노무현 일부 인사들은 김수현 사회수석의 정책실장 임명을 반대했다. 경제를 전공하지 않은 데다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들어 정책실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해왔다. 야당은 윗돌을 빼 아랫돌을 괴는 '회전문 인사'라며 비난했다. 왕수석에서 왕실장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양대 동문이며 이낙연 국무총리의 강력한 천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홍 내정자가 군 면제를 받아 국회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사 청문회를 거쳐 ‘경제사령탑’을 맡게 된다. 행시 29회로 경제기획원, 기획예산처에서 근무한 예산통이다.

홍남기 후보자는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와 영국 샐포드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와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의 부모는 이북실향민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의 주역이었다고 평가받는 등 노무현 정부 이래 4대 정권에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는 기획예산처 장관 비서관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실 정책보좌관,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이명박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대변인과 정책조정국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때 중용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 들어가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과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에 발탁됐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장관급인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된 데 이어 경제부총리에 올랐다.

그가 4개 정권에서 중용된 것은 성실한 업무태도와 조정능력에다 예산과 재정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기획예산처 출신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문 정부가 예산을 바탕으로 한 재정정책을 쓰기 때문에 예산에 밝은 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북 영덕 출신의 김 정책실장은 경북고를 나와 서울대 도시공학 학사, 서울대 공과대학원 도시공학 석사, 환경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노무현 참여정부 청와대의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거쳐 현 정부 초대 사회수석으로 부동산, 탈원전, 교육 정책을 주도해왔다. 

문 대통령을 2012년 대선 때부터 보좌해온 핵심 참모로 정권 출범 직후 초대 정책실장 후보로 일찌감치 거론된 바 있다.

20대에는 판자촌 철거 반대운동, 30대에는 한국도시연구소에서 도시빈민을 연구했다. 저서로는 '부동산은 끝났다'가 있다. 경기도과천시 별양동 5단지에 전세로 살면서 재건축을 하고 있는 인근 6단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로써 김동연-장하성 경제라인 때와 달리, 김 실장이 경제에 전문가가 아니어서 경제정책에 관한 한 경제 부총리를 ‘원톱’으로 하는 체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정책실은 경제 정책에서는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서, 기존에 해오던 부동산·주택 정책을 포함해 사회 정책에서 좀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홍 실장의 후임 국무조정실장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고교(광주제일고) 후배인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56)을, 김 실장의 후임 사회수석에는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57)를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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