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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나 싶더니 어느새 한기가 온 몸을 파고드는 겨울 초입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네 삶은 더 팍팍해지고 마음 또한 허전해진다. 얼마 전 변덕스러운 늦가을 날씨답지 않은 따뜻한 뉴스가 훈훈한 감동을 주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인지 다시 생각하게 했다.


건물 등 400억원의 재산을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 기부했다는 과일장사 부부의 얘기는 감동 그 자체다.
전 재산을 기부하러 서울 안암동 고려대에 가기 전 부부는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반찬은 김치와 콩나물무침, 고추장아찌 세 가지였다고 한다. 

생일 한 번 못 챙기고, 남들 다 가는 여행 한 번 가지 못갔다. 그러면서도 건물에 입주한 사람들은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이니까 임대료를 가급적 올리지 않고 저렴하게 유지해서 오래도록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왔다고 한다. 

주변 상인들은 입을 모아 "청량리에서 임대료 갈등 없이 상인들이 한자리에서 이렇게 오래 장사한 건물은 여기밖에 없다. 존경스러운 건물주"라고 한다. 

재벌 오너와 장관 등 권력자들의 갑질과 대비된다. 적폐청산을 외치며 정의의 사도 인 양, 양심적인 지식인인 양 목소리 높이는 현 정부 일부 장관들은 재산 증식과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 전입 등 이중적인 행보를 서슴지 않는다. 이들은 콩나물 무침을 먹는 노부부의 삶에 부끄럽지 않을까.  


소득 3만불시대라지만 겨울나기가 힘들고 내일 당장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 일상의 편안함을 누리지 못하는 고단한 삶이 도처에 깔렸다. 사회지도층이나 재벌들이 과일장사 부부의 삶을 따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자에게 교통비 1800만원 줄 정도의 여유를 가진 장관 후보자가 주변을 살피고 기부를 했다면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지 않았을까. 



 후진 양성으로 평생을 바치고 퇴임 후 캘리그라피에 푹 빠진 정현숙 독자 작품

‘행복은 삶의 울타리 속에서 편안함이 가득한 것’ 이라는 평범한 문구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남보다 많이 가지려고, 남보다 높이 올라가려도 아등바등거리며 치열하게 살고 있다. 과연 그래서 그것을 이루고 가졌을 때 진정 행복할까? 또 더 많이 가지려고 발버둥친다.  오늘 내가 가진 많을 것을 잊고 살고 있지나 않은지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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