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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좋은 죽음은 ‘가족에게 부담 안 주는 것’ - ‘통증서 해방’ 응답 점차 높아져
  • 기사등록 2018-10-11 15: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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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웰다잉(Well dying) 즉 ’좋은 죽음‘의 개념이 같을까. 같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암 환자들은 죽음 앞에도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을 ‘좋은 죽음’의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결과이다.


서울대 의대 윤영호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암 치료 중인 환자와 그 가족 등을 대상으로 ‘좋은 죽음’에 대한 설문 결과 참여한 환자 1001명 가운데 27.7%가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가족이나 다른 사람에게 부담 주지 않기’를 선택했다. 이어 가족 등 소중한 사람과 같이하기(24.5%)로 가족 중심 문화가 반영됐다.
 다음으로 주변 정리가 잘 마무리된 것, 통증에서 해방, 지금까지 삶이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것 등의 순이었다.
   한국인은 죽음 앞에서도 가족을 우선시 했다.그럼 외국은 어떤가.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은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통증으로부터의 해방 △영적인 안녕 상태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같은 동양 문화권인 일본도 △신체적 정신적 편안함 △원하는 곳에서 임종 등을 좋은 죽음으로 선택했다.


윤 교수는 “우리 사회의 가족 중심적 사고방식이 죽음에 대한 견해에도 영향을 준 결과”라며 “다른 선진국에서는 본인이 겪는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가족 내에서 자신의 부재, 가족에 대한 미안함 등을 먼저 떠 올린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교수팀이 지난 2004년에도 이와 비슷한 설문을 한 적이 있는데 죽음에 대한 한국인들의 생각이 점차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좋은 죽음’에 대해 물었을 때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기’를 1순위로 답한 비율은 2004년 27.8%에서 2016년 22.4%로 5.4%포인트 줄었다. 반면 ‘통증으로부터의 해방’은 2004년 8.3%에서 2016년 13.5%로 5.2%포인트 늘었다. ‘지금까지의 삶이 의미 있게 기억되기’는 같은 기간 2.7%에서 12.1%로 크게 높아졌다.


윤 교수는 이제 우리 사회가 ‘좋은 죽음’에 대해 의학뿐 아니라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좋은 죽음의 기준을 만들고, 해당 요소들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죽음과 관련한 의료 복지 제도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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