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수도권 최대 규모의 태양광을 설치하겠다는 서울시 계획을 저지하려는 조례개정안 처리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과천시민들은 "주민들이 서울시청까지 찾아가 고공시위를 하면서 반대투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원들이 주민 대다수의 뜻과 반대로 행동하다니 납득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천시 의회는 5일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의 수정안에 대해 표결했지만 부결됐다. 한국당 소속 김현석, 고금란, 민주당 박상진 의원이 찬성했지만 민주당 박종락, 제갈임주, 류종우 시의원이 반대했다. 의결정족수인 과반이 되지 못한 것이다. 가부동수가 된 상황에서 윤미현 의장이 찬성하면 통과되는데도 기권, 조례개정안은 폐기됐다. 

태양광 발전시설이 100kW 이상인 경우 대형 태양광 발전시설로 규정하고 이를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안은 지난달 21일 김현석 의원이 발의한 뒤 일부 내용이 보완돼 이날 수정안이 상정됐다.  

과천시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규정을 위반하는 내용이라며 조례안에 반대했다. 정부정책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추후 문제 발생이 우려된다는 입장도 보였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상위법과의 충돌, 조례의 실효성 부재 등을 이유로 들어 반대했다. 

김현석 시의원은 “지방자치제에서 조례란 법적 실익만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근간과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치적인 입장 또한 담겨야 한다” 고 주장했다. 

고금란 시의원은 “도시개획조례안에 태양광 반대의지를 담는 것은 실효여부를 떠나서 가장 강한 과천시행정의 표현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시의원들이 반대한 이유에 대해 “태양광 정부정책에 정면으로 반대되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고 말했다. 

9월16일 과천시 중앙공원에서 열린 그린벨트 택지조성에 반대하는 시민시위에 참석한 과천시의원들. 오른쪽부터 윤미현 의장, 박종락 부의장, 고금란 김현석 박상진 시의원. 제갈임주, 류종우 의원은 이날 시위에 나타나지 않았다. 

과천시민들은 강력 항의에 나섰다. 인터넷 카페「과천사랑」에는 이날 밤 조례를 반대한 과천시와 시의원들을 성토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는 '시의원 주민소환'을 언급하고 "과천 4적"이라며 반대 시의원들을 맹비난했다.

 이 카페에서 이날 밤 두 시간여 인터넷 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330여 명 투표자 가운데 95%가 넘는 320여명이 태양광을 반대하는 조례개정에 지지했다. 태양광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여서 그런지 의회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 류종우 시의원은 주민들 항의에 "서울대공원 내 태양광 발전시설을 반대하지만 도시조례로는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반대했다"는 옹색한 변명을 해 되레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과천시와 과천시의회가 서울대공원 주차장 태양광 설치에 동조하는 사이 서울에너지공사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형식상의 주민설명회 개최에 이어 최근 태양광설치 협의 요청에 대한 공문을 과천시에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시민들은 서울대공원 주차장은 과천시민 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이자 힐링의 공간이니만큼 자연친화적 주차장을 조성해도 모자랄 판에 산업시설에 해당하는 태양광을 설치한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하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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