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국군의 날 기념행사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군사퍼레이드 등 위풍당당한 국군의 모습을 없애고 대신 연예인을 동원한 ‘오락쇼’로 꾸린다고 한다. 군인들이 뙤약볕에서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실내에서 위로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1일은 국군의 날 제70주년이다. 70주년은 상당히 의미 있다. 사람도 칠순이면 성숙한 지혜를 보여주는 나이다. 가족 뿐 아니라 동네 어른으로서 존중을 받는 기념식의 주인공이 된다. 군대는 말 할 것도 없다.
군대는 상무정신과 자부심으로 먹고 사는 집단이다. 스스로를 점검하고 안보의 보루로서 각오를 새로 다지는 기념행사가 필요하다. 유비무환의 총력 안보태세로서 퍼레이드만한 행사가 없다. 군인들은 대오를 갖춰 국민에게 필승의 각오를 신고해야 한다.
문재인정부가 이런 중대하고 기념비적인 행사를 축소하고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시가행진은 아예 생략해버렸다. 본격적인 기념식이 낮 시간에 열리는 것도 아니다. 저녁 시간에 실내의 용산전쟁기념관에서 행사가 치러진다. 샤이와 유명 걸그룹 들이 출연해 군인들의 흥을 돋운다고 한다.
국군의 날이 치러지는 10월1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북한의 남침을 당한 국군이 위기를 극복하고 38선을 돌파하며 북한에 역공을 가한 날이다. 그 날의 벅찬 그 정신을 1956년부터 기념식으로 면면히 이어왔다. 1993년부터 5년 주기로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2008년과 2013년에는 병력과 전차, 자주포, 미사일 등을 동원해 서울 도심에서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관행대로 하자면 올해 성대한 군사 퍼레이드가 열리는 해이지만 국민은 보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볼 수가 없다.
이 같은 태도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그것과 대비된다. 북한은 올해 두 차례 퍼레이드를 벌였다. 2월 8일 건군절, 정권 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9월9일 평양에서 열렸다.(사진) 군화를 들어 올리는 높이까지 일치하는 북한 정예부대원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시가행진을 하고 전차, 자주포, 방사포가 북한 국방력을 과시했다.
도심 시가행진은 독재국가만 하는 게 아니다. 프랑스(혁명기념일인 7월14일 바스티유 데이), 핀란드(6월4일) 영국(6월 마지막 토요일)은 현역과 예비역들이 각 수도의 도심에서 시가행진을 벌인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맺은 남북군사협정의 후유증이 거세다. 휴전선 최전방 초소를 뒤로 물리고 서해 완충지대를 만들었다. 북한의 방사포 사정거리가 서울 아래 성남까지 다다른다는데도 무인기로 휴전선에서 정찰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해병대가 백령도에서 자주포 훈련도 하지 못하도록 손발을 묶었다. 해병이 귀신을 잡기는커녕 물고기라도 제대로 잡을 군기를 유지할지 의문이다. 북핵을 막을 킬 체인 등 3축체계 등 첨단무기 증강도 어려워졌다. 남북군사합의서에 의해 남북군사공동위에서 협의를 해야 한다.
NLL(서해북방한계선) 포기 논란을 두고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자처하는 민주당 의원은 “비정상적인 선을 지키기 위해 피를 흘려야 되나”라고 핏대를 올리는 판이다. 군과 안보도 중요하지만 평화가 더 중요하다는 게 청와대 생각이다.
고생하는 군인을 편하게 쉬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설마 북한 김정은의 비위를 맞추려고 이럴까. 군대의 존재이유가 뭔가. 10월1일 국군의날을 맞아 예비역 장병의 심사가 뒤틀려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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