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운몽선 설화에 나온다는 '그슨대' 라는 괴물(사진)은 주로 어두운 장소에서 어린아이 모습으로 나타나며 사람이 다가가면 그림자 모습으로 커져서 사람을 덮쳐 버린다고 한다. 옛날에 한 무장이 길을 가다가 그슨대를 만났는데 아무리 칼로 베어도 죽지 않고 점점 커져서 결국 그 장군을 집어 던져 죽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그슨대 괴물은 때릴수록 커지기 때문에 힘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한다.
때릴수록 더 커지고 맞을수록 더 호황을 누리는 현상이 미국의 저널리즘계에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국민의 적' 이라고 공격을 하고 ''망해가는 NYT'' ''졸린 눈 NBC 도트'' ''미친 CNN 아코스터'' 등 언론에 낙인찍기를 했다. 그 덕분에 미국 내에 언론 매체들은 독자와 시청률이 늘어나고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대학의 학부와 대학원생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의 저널리즘 전공 신입생들이 작년보다 50% 증가했다.
미디어 산업의 변화로 학생수가 감소하던 미국 대학내의 저널리즘 스쿨 중에 노스웨스턴, 컬럼비아, 시르큐스, 에밀랜드, 애리조나 주립대 등의 저널리즘 전공 학부와 대학원생 신입생이 10~ 24% 증가했다. 애리조나 주립대 월트 크롱카이드 저널리즘 학부는 최근 10년 사이 최대 규모인 279명의 신입생이 새로 입학 했다.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비스트는 ''트럼프가 미국 저널리즘 대학원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언론에 대한 공격이 언론계를 키워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치계와 종교계 등에도 찾아볼 수 있다. 반대 세력으로 부터 비참한 공격을 받고 파멸하는 세력도 있고 반대로 더욱 번성하기도 한다. 한 번 얻어맞고 다시 소생하지 못하고 죽기도 하고 완전히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죽고 사는 것은 강한 공격을 받기 때문이 아니다. 공격을 받는 세력과 집단속에 생명력이 있느냐 정의와 진리가 있느냐가 문제다. 언론도 정치도 종교도 그 속에 몇 천배의 결실을 할 수 있는 씨앗과 같은 생명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썩지 않는 알맹이가 속에 있다면 맞을수록 커지고 밟힐수록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때릴수록 죽지 않고 커지는 괴물을 악마로만 볼 일이 아니다.
=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세계일보 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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