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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것을 장점으로 내세워 베트남 영웅된 박항서 - 선수들에게 단결과 자존심 등 베트남 4대 정신 고취시켜
  • 기사등록 2018-09-17 12:09:55
  • 기사수정 2018-09-20 16: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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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59)은 키가 작다. 운동화 키(운동화를 신고 잰 키)가 170㎝다. 맨발로 재면 166 ㎝정도 된다. 베트남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박 감독은 자신의 작은 키를 이슈로 키웠다고 한다.

박 감독은 “내가 키가 작아 베트남 선수들 심경을 잘 이해한다. 내가 키가 작기 때문에 키 작은 베트남 선수들을 잘 지도할 수 있다”고 했다. 베트남 성인 평균 키는 박 감독 키보다 조금 작은 164~165㎝ 정도 된다.
박 감독은 후배들이 프로팀 감독의 주류가 되자 일자리를 구하려고 먼저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런데 사드문제가 전화위복이 됐다. 중국에서 한국에 압력을 넣기위해 축구인의 취업을 막아 울며겨자먹기로 베트남으로 향한 게 성공의 시작이었다.
베트남 감독을 두고 일본 감독과 마지막까지 겨뤘는데 박 감독이 선임됐다. 키가 작은데도 그것을 장점으로 만들 줄 아는 리더십, 눈부신 한국축구팀의 발전상,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 밑에서 코치를 해 한국팀을 세계 4강으로 올린 경력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축구계 안목은 뛰어났다. 박항서는 키 작은 베트남 선수들을 조련해 호랑이로 만들었다. 그의 성공리더십은 무엇인가.


▲ 그라운드에서 소리치는 박항서 감독.



박 감독이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베트남을 열광시킨 포용의 리더 박항서 감독을 만난다’(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 주제 강연회에서 강사로 나서 베트남 축구의 명감독이 된 과정을 강연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에게 베트남의 정신을 수시로 상기시켰다고 했다.
그가 소개한 베트남 정신은 ①단결심 ②자존심 ③영리함 ④불굴의 투지 등 4가지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 4대 정신을 수시로 고취시켰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나태해질 때면 '너희들에게 베트남 정신이 상실돼가고 있다'고 자존심을 긁었다”며 “베트남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워낙 강해 리더가 목표를 설정하면 죽기 살기로 따라가는 게 특징”이라 말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부각'시켜 '자신감을 북돋워준 게' 성공비결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이 왜소한 체격에 대한 열등감이 있는데 막상 보니 민첩하고 순발력과 지구력이 좋은 장점도 있었다. 그 부분을 극대화하고 열등감을 없애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며 “강하게 맞붙으라는 주문을 하며 푸시를 했다”고 말했다.


▲ 박항서 베트남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7일 국회에서 포용 리더십에 대해 말했다. 사진=김학용의원페이스북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결승전의 ‘폭설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말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상대는 객관적 전력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은 우즈베키스탄이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 가운데 눈을 본 사람이 딱 2명 뿐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미끄러운 상황에서 크고 중심이 높은 우즈벡 선수들이 무조건 유리한 게 아니다. 중심이 낮고 순발력 있는 우리(베트남 선수)가 강점이 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베트남은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즈베키스탄에게 2대1로 아쉽게 패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항서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 획득은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등과의 경기에서 베트남 선수들의 달라진 몸놀림과 눈빛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매 경기마다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쳐 히딩크가 한국의 영웅이 된 것처럼 베트남의 영웅이 됐다.

자신뿐 아니라 누군가의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키는 포용력의 박항서에게서 전략가다운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진취적 기상과 용기도 박항서 리더십의 주요 덕목이다. 기세등등한 후배들에게 밀려 한물 갔다는 소리를 듣던 박항서다. 나이 환갑에 베트남행을 선택하고 온 몸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것은 그의 용기와 도전정신이었다.

박항서의 리더십은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다. 삶의 현장에서 고난을 극복하고 불굴의 투지를 발휘할 때 그의 리더십은 온전히 모두의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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