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과천시 축제가 13일 오후 7시40분 시청사 잔디마당에서 개막됐다. 여성합창단이 나와 운치를 돋우는 가운데 김종천 과천시장이 입장했다. 5분가량 뒤 신창현 과천 의왕 지역구 민주당 국회의원이 들어왔다. 같이 들어올 만도 한데 따로 입장했다.
어둠이 깔린 시각이긴 했다. 합창단 노래로 신 의원이 입장하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어쨌든 신 의원은 김 시장의 예우를 받지 못했다. 김 시장은 신 의원이 앉은 앞줄 의자에 이날 방문한 캐다나 손님과 같이 앉아있었지만 일어서서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신 의원은 멋쩍은 듯 그냥 앉았다. 과천시 체육회 임원 등이 인사를 하고 자리를 권했을 뿐이다.
이날 과천시 그린벨트 해제 반대 시민대책위 인터넷카페에는 종일 신 의원을 성토하는 글로 가득 찼다. 신 의원이 국토부의 과천 등 개발 계획자료의 최초 전달자로 김종천 시장임을 밝힌 데 대한 반응이었다.
김 시장은 신 의원에게 아닌 밤에 홍두깨를 맞은 셈이다. 김 시장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인터넷 카페에 신 의원 전화번호를 올리고 항의 댓글 달기를 촉구했다.
김 시장은 “현역 의원에게 상의 드리기 위해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누구로부터 자료를 전달받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시청 주변에는 김 시장에게 자료를 유출한 사람이 도청이나 국토부로부터 과천시 등의 개발계획을 브리핑 받거나 관련 TF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위치의 정치권 인사가 아닌지 하는 얘기가 돌고 있다.
과천시 이곳저곳에는 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과천주민들의 격앙된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김 시장과 신 의원이 원래 서먹서먹한 사이인지 알 수 없지만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과 민주당 소속 현역 시장은 이날 ‘소 닭 보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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