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불구 둔세무민(獨立不懼遁世無悶) 홀로 서 있어도 두렵지 않고 세상에 나가지 않아도 근심이 없다.''
주역 64괘 중 28번째 괘인 택풍대과(澤風大過) 괘에 나오는 말로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는 지혜가 담겨있다. 홀로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세상에서 물러나 있어도 걱정이 없이 지내는 것이 곧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는 비법이라는 말이다. 중용에 나오는 공자님의 말씀에는 ''화이부동(和而不同) 화합하되 같이 되지 않는다.'' ''화이불류(和而不流) 어울리더라도 흐르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주역의 택풍대과 괘와 중용의 공자 훈을 연결해서 보면 혼자 서 있어도 두렵지 않아야 여러 사람과 어울려도 자신의 지조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비핵화와 미군철수 문제 등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난국을 해결하는 방법이 북한이나 미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먼저 독립불구를 확립해야 한다. 소주성 정책의 실패로 고용 참사, 실업률 급증 등의 경제난국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지지율이나 포퓰리즘을 던져 버리고 둔세무민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수 야당이 처한 재기불능의 곤경도 먼저 독립불구 둔세불민의 자기 확립이 먼저다. 좌파 여당은 비리조사를 받다가 뛰어 내린 사람을 받들고 있는데 우파 야당 원내 대표는 탄핵과 비리혐의로 감옥에 있는 대통령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보 여당은 건국일도 바꾸고, 4.3사건, 동학란까지도 유공자를 찾아내고 있는데 보수 야당은 정권을 빼앗기고 적폐청산 정권보복을 당하면서도 목을 내놓고 저항하는 사람이 없다.
독립불구의 정체성이 부실하고 자유민주의 자존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로 진보 여당과 어울리면 화이부동이 아니라 화이여동이 되고 만다. 국가나 정당, 공동체나 개인이 스스로 존립하고 어울려 번영하기 위해서는 고전의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
홀로 있어도 두렵지 않으면 서로 어울려도 자존을 잃지 않게 된다. 자기확립이 확실하면 프레임 사슬에서 풀려 날 수 있다. 반격해오는 세력에 휘둘리고 먹히지 않으려면 먼저 정체성을 점검하고 확고히 해야 한다.
=이동한 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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