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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염병 염산병 던지는 폭력 시위를 내버려두면 그게 경찰이냐?” - 용산참사 논란...진상조사위 “과잉진압 경찰책임”
  • 기사등록 2018-09-07 15:10:03
  • 기사수정 2018-09-11 11: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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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기자의 세상만사〉 (87) 김석기의 분노――


전직 경찰관이 분개했다. 그는 7일 “화염병, 염산병 던지는 폭력시위를, 불법을 막으려한 경찰이 잘못했다고 하면 어느 경찰이 위험을 무릅쓰고 폭력시위 현장에 앞장 서겠나”라고 했다.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격분한 이 전직 경찰관은 한국당 김석기 의원이다.
9년 전 일어난 용산참사 당시 책임자다. 그 때 경찰청장후보자로 지명된 상태의 현직 서울지방경찰청장이었다.


▲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


그가 분노한 것은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 때문이다. 이 위원회는 용산참사를 최근 재조사한 뒤 경찰책임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유가족들은 그동안 수도 없이 되풀이해온 책임자 처벌 요구를 다시 내세웠다.
김석기는 법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를 뒤집고 경찰에 사과하라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분노엔 “도대체 아프리카의 어느 작은 나라도 아니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이 이래서 되겠나. 이게 나라냐?” 라는 항변이 녹아 있는 것 같다.
김석기는 나아가 “이 정부 들어와서 적폐청산 명분으로 만들어진 각종 진상조사위는 대법원의 판단을 무시하고 법 위에 군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게 이 정권의 모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권력의 정당성 여부가 초점이 아니고 처음부터 답이 정해진 조사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고도 했다. 의도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 2000년1월 용산재개발 지역의 시위현장 옆 한강로 장면. 화염병 투척으로 도로에 불이 붙었다. 맞은 편에 경찰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사건은 한 겨울인 2009년1월에 일어났다.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용산구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짓고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바로 옆엔 서울도심으로 들어가는 8차선 차도가 있다. 현장은 시내로 달리는 버스 차선 위에 던져진 화염병이 여기저기서 불타오르고 누군가가 새총으로 쏜 쇠구슬이 도로에 맞아 튀는 등 살벌한 상황이었다. 폭력시위를 지켜만 볼 수 없던 경찰은 1월20일 새벽 여명 속에 진압에 나섰다. 진압과정에서 농성자 망루에서 불이 나 특공대원 경찰관 1명이 숨지고 시위 중이던 철거민 5명이 숨졌다.

법원은 화염병을 투척한 철거민 등 24명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최대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이들을 특별사면했다.


조사위는 지난 5일 경찰지휘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안전조치가 미비한 상황에서 강제 진압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이 사망한 경찰특공대원과 철거민들에게 사과하라고 권고했다. 유가족과 생존자 등은 조사위 발표 이후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 진압 당시 컨테이어 박스를 이용해 불타는 망루로 접근하는 경찰특공대.


진상조사위의 보고서는 일면 그럴 듯 해보이지만 청맹과니나 마찬가지다. 피해자의 고통만 보고 있다. 당시 사건은 시민의 안전, 폭력시위의 문제점, 법치의 위기 등 봐야할 측면이 한두 개가 아니다.
진상조사위는 과잉진압이 잘못이라는 논리를 폈다. 어불성설이다. 사람이 죽은 것은 안타깝지만 당시 현장을 본 사람이라면 그런 소리를 하면 안 된다.
달리는 버스 위로 화염병이 날라 다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경찰이 눈치나 보면 그게 나라인가. 더구나 대법원이 2010년11월11일 “경찰의 합법적 권한행사였다”고 확정판결을 내린 내용이다. 진상조사위는 대법원 위에 있는 상왕인가. 국법질서를 지키기 위해 투입된 젊은 경찰관 한 명이 꽃다운 나이에 숨졌다. 경찰이 잘못한 거라고 뒤집는 지금 그의 죽음은 뭔가. 경찰관은 과연 뭔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스스로 적폐를 쌓는 작업에 다름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폭력시위가 있었고 경찰관이 목숨을 잃은 용산 사건을 이리 처리해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감이 심하게 무너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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