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미 뉴욕타임즈는 4일(현지시간) 서평란에서 우드워드의 새 책에 대해 “트럼프의 미친 도시(Crazytown) 장막을 걷어내다”고 제목을 달았다.
‘워터게이트’ 특종의 주역 밥 우드워드(75) WP 부(副) 편집인이 11일 펴낼 예정인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가 출간도 하기 전에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워터게이트'를 파헤친 전설적 특종기자가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수백 시간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448쪽 분량의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안이함과 변덕스러움, 충동적인 지시와 결정, 국가안보정책에 대한 무지, 외교안보 사안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기, 측근들에 대해 인신공격을 일삼는 저열한 행태 등이 소상하게 소개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의 백악관은 혼돈과 편집증, 막말과 조롱이 판치는 곳으로 묘사된다.
우드워드는 “대통령의 핵심참모들, 특히 국가안보 참모들이 대통령의 변덕스러움, 무지, 학습능력 부족, 위험한 시각을 걱정하는 게 명백해 보였다”고 적었다.



▲ 출간도 하기 전에 미국을 뒤흔드는 화제의 책. 사진=뉴욕타임즈


 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에 해당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백악관을 "미친 도시(Crazytown)"라 규정했고, 그의 전임인 라인 프리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하는 그의 침실을 "악마의 작업장", 트럼프 대통령이 '폭풍 트윗'을 날리는 이른 아침이나 일요일 저녁을 "마녀가 돌아다니는 시간"이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인 지시와 결정을 막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인 포터 전 비서관마저 "우리는 영원히 벼랑 끝을 따라 걷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 책 사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 여러 차례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1월 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자리에서 알래스카에서 15분 걸리는 북한 미사일 발사 탐지를 7초 만에 파악할 수 있는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무시한 채 ‘왜 이렇게 많은 예산을 써야 하냐’고 참모들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3차 대전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에서 나간 뒤 매티스 장관은 측근에게 “대통령은 초등학교 5,6학년처럼 행동한다”고 말했다고 이 책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도 고려했다. WP는 취임 한 달 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에게 북한에 대한 ‘예방적 타격’계획을 요청함으로써 백전노장인 던퍼드 의장을 아연실색하게 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암살을 명령했다는 내용도 책에 담겼다.
지난해 4월 알아사드 정권이 민간인들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제기랄 그를 죽이자! 쳐들어가서 그들을 많이 죽여버리자"라고 퍼부었다는 것이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즉시 착수하겠다고 답해놓고, 전화를 끊자마자 자신의 고위 참모에게 "우리는 (대통령의 명령 중)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훨씬 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적었다.

지난해 3월 사임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를 막으려 했던 뒷얘기도 공개됐다. 한미FTA 폐기가 국가안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본 콘 위원장은 대통령 서명만 남은 한미FTA 폐기관련 문서를 대통령의 책상에서 훔쳐 숨겼다고 전했다. 콘 위원장뿐만 아니라 포터 비서관도 여러 차례 같은 ‘전술’을 썼다며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리려는 참모들의 시도는 ‘행정부의 쿠데타’못지 않았다고 이 책은 묘사했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인신공격에 가까운 망신주기를 일삼는 언행을 생생히 전한다. 트럼프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 갈등 관계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 대해서는 “정신지체”라고 비난했다. 세션스 장관이 남부(앨라배마주) 출신이라는 점을 비꼬는 듯 남부 사투리를 흉내내면서 포터 비서관에게 “그는 멍청한 남부놈”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적극 옹호자였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망신주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트럼프 후보는 그의 면전에서 “당신처럼 변호를 못하는 사람은 못 봤다. 당신은 기저귀 찬 아기처럼 행동했다. 언제 어른이 될꺼냐”며 독설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주위를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생쥐같다”고 말했다고 이 책은 전했다.

백악관 보좌진과 대통령 가족 사이의 충돌 비화도 공개됐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에게 "넌 빌어먹을 참모라고! 네가 책임자인 것처럼 행동하는데 넌 참모다"라고 소리를 지르자, 이방카는 "난 참모가 아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을 거다. 난 퍼스트 도터(first daughter)"라고 맞받아쳤다.

 민감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련 사실을 부인하는 매티스 국무장관, 존 켈리 비서실장 등의 성명을 리트윗하는 등 반박 트윗을 8개나 올리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드워드에게 인터뷰한 백악관 직원이 누구인지 묻고, 우드워드와 인터뷰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 전화통화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연초 출간된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 최근 나온 오마로자 매니골트 전 백악관 대외협력국장의 회고록 ‘언힌지드’(Unhingedㆍ불안정하다는 뜻)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행을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조작’이라고 맞서고 있지만,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권위 있는 저널리스트의 책이라는 점에서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드워드는 이 책을 '딥 스로트'(deep throats·익명 제보자)라 불리는 수많은 소식통과 인터뷰한 기록으로 썼다. 인터뷰 거의 모두 녹음됐다고 한다. CNN은 “우드워드의 책이 맞는다면, 미국과 세계에 비상사태가 임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issuegate.com/news/view.php?idx=181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Warning: include_once(../news/side_banner_menu.php): failed to open stream: No such file or directory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Warning: include_once(): Failed opening '../news/side_banner_menu.php' for inclusion (include_path='.:/usr/share/pear:/usr/share/php')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