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송창식이 12일 보광사 산사음악회에서 자신의 히트곡을 노래하고 있다. 이슈게이트
12일 오후 과천문화재단이 주최한 2026년 산사음악회-낭만을 노래하다‘가 보광사에서 열렸다.
고요한 산사에는 대중음악의 거장 송창식, 정훈희의 라이브를 듣기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배치된 좌석보다 더 많은 시민들로 산사를 가득 채웠다.
과천문화재단은 “26년 산사음악회는 과천시승격 40주년 뜻깊은 해인만큼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 시절의 노래‘라는 주제로 무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초여름이지만 딱 좋은 날씨의 주말, 산책길에 거장들의 라이브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가족단위, 부부, 친구들끼리 많은 과천시민들이 참석했다.
고즈넉한 산사에 울려 퍼지는 거장의 노래와 기타연주는 힐링의 시간을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즐거움만 안고 오기에는 누군가에게는 인생과 나이 듦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천문화재단의 출연진 선정 등 행사 운영 전반에 대한 아쉬움도 진하게 남겼다.
이날 송창식, 정훈희가 초대가수였는데 가수 정훈희는 혼자 걷지 못해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나왔고 단독으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정훈희는 부상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했다.
가수 정훈희는 시민들이 유명곡 ’안개‘를 요청하자 “안개가 안되는 게, 오늘 내 컨디션이 안개를 도저히 부를 수 없는, 안개 속에 잠겨서 안 일어나는 것을 어째 일으킵니까. 진짜 미치겠다. 이 마음을 여러분들 아실까 모르겠다”며 “오늘 한 번만 봐 주이소”라고 경상도 사투리로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문화재단은 정훈희 가수의 컨디션 악화가 갑자기 생긴 일인지 등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시민들의 마음은 복잡했다. 해질녁 산사에 울려 퍼지는 감성 가득한 정훈희의 노래를 들으며 힐링의 시간을 기대하고 온 시민들은 혼자 걷지도 못하고 노래도 못 부르는 정훈희를 보면서 애잔하고 안타까워했다.
몸이 아프지만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둘째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왔다는 가수의 책임감과 투혼에 마음이 아려오는가 하면 저 정도면 다른 가수로 교체하는 게 관객에 대한 매너아닌가 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민들의 마음은 불편했다.
가수 정훈희가 앉은 채 노래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그래도 가수 송창식의 라이브에 열광하며 매료되어 함께 노래하며 산사의 밤은 깊어갔다.
송창식의 가창력은 살아있었다. 동반자 기타리스트 최훈의 선율은 산사의 저녁을 경쾌하게 감돌았다. 다소 목소리의 힘이 예전만 못한 것에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충분히 감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한 시민은 “옛날 감성이라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았다”며 “송창식의 시원한 가창력으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보광사의 좁은 공간 상 뒤편에서는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데다 자리가 없어 서서 듣느라 힘들었다며 “스크린을 설치해 배려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20주년 산사음악회 호응과 열기 뜨거웠지만 실망감도 남아
과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산사음악회는 과천의 대표적 사찰인 연주암과 보광사에서 격년제로 열린다. 올해로 역사가 20년이다.
26 산사음악회는 높은 관심도로 시민들로 가득찼다. 이슈게이트
연주암은 접근성으로 시민들이 참석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2025년 산사음악회 연주암 공연은 ’나는 반딧불‘로 주목받은 황가람, ’비와 당신‘의 록밴드 럼블피쉬가 출연해 멋진 무대를 펼쳤고 출연가수의 라인업이 좋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보광사 공연은 거장 가수의 출연으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가수 정훈희의 감성 가득한 ’안개‘가 고요한 산사에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 시민들은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을 것으로 보이는 음악회였다.
가족단위로 참석하는 경우가 많은 음악회의 특성상 폭넓은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출연진의 라인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과천시의회 황선희 의원은 “가수의 개인적인 사정은 이해하지만 시민들의 참여도와 관심이 높은 행사인 만큼 섭외 과정과 행사 운영 전반이 적절했는지는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 너머 이슈를 보는 춘추필법 이슈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