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친분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헌재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더구나 최상목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않은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문 대행의 헌재가 우선적으로 위헌심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불공정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권성동 "문 대행 편향성 노골적 드러내" ... 민주당 "음모론, 법치주의 훼손"
국민의힘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친분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자 민주당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부정하기 위한 ‘생트집 잡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권한대행이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 시절부터 호형호제하며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보증한 인물”이라고도 했다.
문 권한대행은 2010년 5월 16일 글에선 “굳이 분류하자면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고 썼고, 2012년 9월21일엔 “때로는 최적의 결론을 내는 것 보다 결정의 시기가 중요하죠. 재판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라는 글을 올렸다.
권 원내대표는 이미선 재판관의 동생인 이상희 변호사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산하 윤석열퇴진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과 정계선 재판관의 남편인 황필규 변호사가 탄핵소추 대리인단의 김이수 변호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활동하는 점도 겨냥했다. 권 원내대표는 “불공정 재판 배후에는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이건태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런 식이면 윤 대통령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문인 헌법재판관 7명도 재판에서 손을 떼야 마땅하다”며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음모론을 퍼뜨리며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려고 드는 정당이 제정신인가”라고 했다.
정성호 의원은 “문 권한대행은 판사로 임관된 이후에는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지 않았다”며 “나도 37년 전에 알았지만 그 후에 연락해 본 적은 서너 번도 안 된다. 이 대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마나님께 안부를ㅎㅎ"...문형배 “건강에 유의하세요”
문형배 대행은 이재명 정성호 의원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그는 4월18일 재판관 임기가 만료된다.
국민의힘은 문 대행이 자신의 임기 만료 전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종료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이 대표가 문 대행의 아내 안부를 물었던 일이 재조명되면서 국민의힘에서 파상공세를 펴고 나섰다.
29일 TV조선에 따르면 지난 2011년 7월18일 문 대행은 "법의 테두리에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법적 절차라는 건 단순히 많은 수단들 중 하나일 뿐이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 글에 이 대표는 "문판님 여기서. 만나다니. 잘 계시죠? ㅎㅎ 마나님께 안부를"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 대표의 안부글에 문 대행은 "시장님 고생이 많으시죠. 건강에 유의하십시오"라고 답을 했다. 둘의 SNS 대화는 2011년 9월부터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의 팔로우 및 언팔 사실이 알려지며 문 대행의 X 계정은 최근 비활성화됐다. 두 사람의 관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게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SNS를 팔로우하는 관계였던게 드러나자 국민의힘은 문 대행의 중립성에 의문을 표시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행이 이 대표와 과거 SNS에서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사실이 드러났다”며 “헌재가 이 대표와 관련된 다수의 탄핵 사건을 심리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사실은 국민들로 하여금 헌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문 대행이 과거 SNS에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와 관련해 ‘진실이 뭘까’라고 의문을 제기하거나 유엔기념공원 방문 당시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해 이 땅에 왔을까’라고 적은 글 등을 거론하며 “재판관의 과거 행적과 정치적 연관성에 대한 논란으로 헌재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를 향해 “정치적 논란에서 철저히 독립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달라”며 “모든 논란과 의혹을 넘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주문했다.
호준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을 맡은 문 재판관은 자격에 심각한 의문을 더해가고 있다”며 “문 재판관은 자신이 썼던 SNS 글을 삭제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진솔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8인의 헌법재판관이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판사 출신인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형배 대행, 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은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손 떼고 즉각 회피함이 본인들의 최소한의 윤리적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며 “문 대행은 이 대표와의 친분은 물론 6·25 북침설과 같은 궤의 주장을 하는 등 헌법재판관의 자리에 부적절하다는 것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 주장에 따르면 문 재판관은 이재명 정성호 의원과 가깝고, 우리법연구회 중 가장 왼쪽에 있다는 커밍아웃을 했으며, 이미선 재판관의 친동생인 이상희 변호사는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이며, 정계선 재판은 남편 황필규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대리인단 김이수 변호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일하고 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서 "문 대행은 이 대표, 정성호 의원과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이고,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이 꼽은 몇 안 되는 가까운 법조인"이라며 "문 대행의 트위터를 이재명 대표가 팔로우하고 있고, 문 대행이 팔로우하는 상당수 사람은 '윤석열 구속'을 외치고 있다. 문 대행이 이끄는 헌재는 '절차적 공정성'에 의심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문 대행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해 4월 18일이면 곧 임기가 만료된다. 대통령 탄핵은 법률상 180일 내 재판하면 되기 때문에 문 대행은 본인의 임기가 만료되는 그날까지 충실히 심리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건태 민주당 대변인은 여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원을 흔드는 것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반국가적 망동이다”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야당추천으로 국회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이 "여야 합의가 없었다"라며 임명하지 않은 마은혁 후보자를 대신해 여야 합의로 새로운 후보를 임명해야 한다는 주 의원의 주장에 대해 “헌재 흔들기의 일환”이라며 “마 후보는 이미 국회 본회의에서 적법한 표결로 선출되어 헌법상 신분을 취득했다. 어떤 정치세력도 그 신분을 박탈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 의원의 주장은 궁극적으로 헌재를 흔들어서 윤석열 파면을 막고, 파면 결정이 나더라도 불복종하겠다는 포석”이라며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궤변을 중단하고 헌재 결정에 승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승민 "마은혁 재판관 위헌 여부부터 선고하는 건 명백히 불공정"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과 정족수 문제는 방치하면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의 위헌 여부부터 선고하기로 했다"며 헌재를 직격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이는 명백히 불공정하고, 상식과 논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상목의 결정이 위헌인지 아닌지를 따지려면, 최상목이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맞는지 아닌지부터 정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한덕수 탄핵과 정족수 문제가 바로 이것이고,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이 문제부터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고 논리이며 공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지금 이걸 뛰어넘어 '최상목이 합헌적 권한대행인지는 모르겠고 최상목이 마은혁을 임명하지 않은 것만 콕 집어서 위헌 결정을 하겠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골수좌파 재판관이 한 명 더 있어야 대통령을 확실하게 파면시킬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의 조급함만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무리 급해도 바늘 허리에 실을 매어서야 쓰겠나"라고 반문한 뒤, "공정하지 못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국민은 승복하지 못한다. 다수 국민이 불복하면 헌법재판소는 존재의 이유부터 흔들릴 것이고, 무법천지 내전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관들은 지금 그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을 심판하는 일은 한 점의 오류도 없이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적 계산과 조급함으로 대의를 훼손한다면 헌법재판소 스스로 명을 재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헌재는 다음달 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를 임명하지 않은 데 대해 위헌 여부를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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