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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어쨌든 사과’에 “국민 인식과 괴리”... 보수지들 탄식
  • 기사등록 2024-11-08 17:22:37
  • 기사수정 2024-11-13 17: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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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서 굳은 얼굴로 기자들을 쳐다보고 있다. ktv캡처 



보수지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인식과 괴리가 있다"고 비판하고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리더십과 국정운영의 불안정성을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8일 사설을 통해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정치권, 특히 여당 대표가 제기한 요구사항에 대해서조차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며 "급기야 ‘국민은 무엇에 대해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는 질문까지 나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시종 김 여사를 감쌌다. 숱한 의혹들에 대해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많이 악마화한 것'이라고 했고, 김 여사의 역할을 두고도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좀 도와서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욕 안 먹고 잘하게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그건 국어사전을 정리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며 탄식했다. 


사설은 이어 "윤 대통령은 심지어 김 여사가 이번 회견 때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고도 했다. 남편이 대국민 사과까지 하게 한 원인 제공자의 조언을 전하며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며 시작했지만 140분 회견 동안 기존 인식과 태도에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변호인에 가까웠다. 부인의 억울함과 공로를 전하기에 급급한 답변에선 반성과 성찰, 쇄신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했다.


사설은 "임기 반환점을 사흘 앞둔 기자회견이었다. 국민적 의구심이 씻기지 않은 채 앞으로 2년 반도 그 문제를 안고 그대로 가겠다는 것인지 더 큰 의문을 남겼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결국 허전하고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 대통령 특유의 소탈함은 넘쳤지만, 현 상황에 대한 절박함과 심각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응급수술이 필요한데, 달랑 소화제 하나 처방받은 느낌"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회견 말미에 한 기자가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인 사과인데, 마치 사과하지 않아도 될 만한 일인데 바깥에서 시끄러우니 사과하는 것 같다는 오해를 살 것 같다'고 한 질문이 오늘의 핵심을 찔렀다"며 "두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어쨌든 사과’만 덩그러니 남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여사가) 가서 사과 제대로 하라고 했다. 이것도 국정 관여고 국정 농단은 아니겠죠' '나를 타깃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내를 악마화했다'는 말 또한 매우 적절치 못했다"며 "국민은 행간에서 '아, 대통령은 미안해 하기보다 억울해 하고 있구나' '아 혹시 사과도 아내의 허가를 받는 건가'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날 회견에 대한 여론 반응이 썩 좋지는 않은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두루뭉술 넘어갔고, 각종 의혹도 대부분 부인했다. 김 여사의 국정 개입 논란은 '침소봉대하고 악마화한 것이 있다'고 했고, 특검은 '정치 선동'이라고 했다. 명태균씨 의혹엔 '여론조사를 조작하거나 공천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여사 문제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과 괴리가 적잖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김 여사 문제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사과했지만 김 여사의 부적절한 처신이나 국정 개입 논란이 다시 벌어지면 모두 허사가 된다. 윤 대통령도 구설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 여권에서도 ‘김 여사 라인 정리’와 ‘쇄신 개각’ 요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내부의 실세들로 불리는 이른바 ‘김 여사 라인’은 모두 정리하는 것이 옳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윤 대통령 사과의 진정성은 의심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일보가 8일자 '양상훈 칼럼'에 물린 사진.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13일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아스타나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이 미소 지으면서 쳐다보고 있다.  대통령실



특히 조선일보 주필 양상훈은 이날자 [양상훈 칼럼]에서 ‘김 여사의 다음 호칭’이라는 제목으로 “김 여사 문제는 대외 활동 중단보다 '대내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럼은 이렇게 시작된다.


“대구에 사는 지인이 친분이 있는 국민의힘 대구 당원들 얘기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당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부인을 ‘김건희 여사’ ‘여사님’ ‘여사’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것이 어느 순간 ‘김건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다시 시간이 흐르자 ‘가(걔·그 아이)’라는 경상도 호칭으로 변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당원 상당수가 그냥 욕설로 부른다고 한다.”...


양 주필은 본문에 김건희 여사의 해외출장 사진에 대한 평가를 남겼는데, 온라인 조선일보홈페이지에서 이 사진을 칼럼에 물려 독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사진에 대해 양 주필은 김 여사의 위상을 말해주는 ‘시사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다. 독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내릴 수도 있겠다. 



 양 주필은 자신의 칼럼 마지막 단락에서 이런 표현을 기록으로 남겼다. 


“2027년 5월 윤 대통령이 퇴임할 때 국민들이 김 여사를 다시 ‘여사’로 부르게 되기를 소망한다.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김 여사가 대외 활동만 중단할 것이 아니라 ‘대내 활동’도 중단해야 한다. 지치고 피로한 윤 대통령에게 휴식과 위로를 주는 일 외에 어떤 인사나 정책에도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7일 윤 대통령 회견을 계기로 김 여사가 진정으로 바뀌어 임기 후 국민으로부터 ‘여사’로 불리며 대통령 관저를 떠났으면 한다. 그 여부를 보면 윤석열 정부 성패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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