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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캄보디아 총리 부인 방한 때 나란히 걷는 김건희 여사.  자료사진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당정 갈등 국면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5건 원문이 8일 공개됐다.


TV조선은 이날 지난 1월 15∼25일 김 여사가 5차례에 걸쳐 한 후보에게 보낸 문자 전문을 보도했다.


 TV조선은 어느 쪽에서 입수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전개과정이나 사안의 성격상 김 여사 측이나 친윤계 쪽으로 관측된다.


첫번째와 두번째 문자는 1월 5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지 열흘 뒤인 1월 15일 보냈다.

첫 번째 문자는 비대위원장 한동훈에게 개인적으로 사과드리며, 양해해달라는 내용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 혹은 만나달라는 내용이다. 



▲2024년 1월 15일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립니다 ㅠㅠㅠ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 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납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번만 브이(윤 대통령)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꼭 좀 양해부탁드려요.”



▲2024년 1월 15일


“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죄송합니다.”



세 번째 문자는 1월 17일 김경율 당시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프랑스 혁명 당시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대 사과를 촉구하고, 18일 한동훈 위원장이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뒤 19일 보냈다. 

이에 대해 당시 '윤 대통령 복심'인 이용 의원은 여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 “사과하는 순간 민주당은 들개들처럼 물어뜯을 것”이란 글을 올렸고, '찐윤' 이철규 의원도 “사과는 불법이나 과오가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사과에 강력 반대했다.


김 여사는 이러한 상황 속에 '사과' 의향을 내비치면서도 사과 시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는 문자를 19일 보냈다.


▲2024년 1월 19일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 거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 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문자를 보낸 이틀 뒤인 21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보내 한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했고, 한 위원장은 이에 맞서 '불법 선거개입'이라고 맞받아치며 정면충돌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자 김 여사는 이틀 뒤인 23일, 다시 이틀 뒤인 25일 잇따라 문자를 보내 긴급 진화에 나서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회동을 당부했다. 

양자 회동은 그로부터 나흘 뒤인 29일 성사됐다.


김 여사는 네번째 문자에서 김건희-한동훈 양자의 관계를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라고 규정했다.


▲2024년 1월 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 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경률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을 한 사건입니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 뿐입니다.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가지로 사과드립니다.”


▲2024년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큰 맘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TV조선이 문자 원본을 공개한 직후, 8일 밤 윤 대통령 부부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심야 방미 길에 올랐다.



한 후보는 이 같은 김 여사의 5차례 문자에 대해 답장하지 않았다. 공적 채널을 통해 당정 간 논의가 이뤄지던 상황에서 사적 소통은 부적합하다고 봤다는 것이다.


김 여사의 문자 원문이 공개되면서 이를 둘러싼 한 후보와 경쟁 당권주자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공방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친윤 인사들은 한 후보가 명확히 '사과 의향'을 밝힌 김 여사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 후보 측은 사실상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동아일보 "'김건희 문자', 이철규 위원이 친윤핵심에게 알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실 행정관들로부터 들은 '김건희 문자' 내용을 친윤 핵심들에게 알렸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8일 국민의힘에서 “김건희 여사가 1월 한동훈 후보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을 이철규 의원이 대통령실 행정관들로부터 듣고 친윤 핵심 의원들에게 알렸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접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금방 들통날 것을… 이래 놓고서 한동훈이 진중권한테 흘린 거다? 보셨지요? 이런 자들입니다"라며 "그래서 제가 ‘사악하다’고 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여사-이철규-친윤의원들-원희룡 캠프… 유출 경로가 다 밝혀졌네요"라면서 "아울러 김규완 (CBS)실장이 문자 내용 공개 전에 김여사에게 컨펌까지 받았다고 하니, 이로써 대충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듯"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친위 쿠데타 시도"라며 "일단 김경율-진중권 끼워넣어 ‘한동훈은 좌파’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윤한 혹은 윤김 갈등설을 증폭시켜 지지자들에게 당이 깨질 수 있다는 공포 마케팅을 하는 한편, 그 갈등의 책임이 한에게 있다고 뒤집어 씌우면서 나아가 그걸 총선패배 한동훈 책임론으로 발전시키려 한 것"이라며 "그게 이번 문자 파동의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게 친위 쿠데타의 정당성(?)을 강변하기 위한 ‘이데올로기 작업’이라면, 친윤 원외위원장들 내세워 한동훈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려고 한 것은 ‘액션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며 "또 한 가지 액션 플랜은 당윤리위원회를 통해 징계하는 것입니다. ‘감히 중전마마 문자를 씹다니,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연판장과 윤리위…예, 나경원, 이준석 내칠 때 써먹은 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총선 참패의 원인은 여사나 우리가 아니라 한에게 있다. 고로 이번 당 대표도 우리와 여사가 낙점해야 쓰겄다… 뭐, 이런 얘기"라면서 "이게 처음부터 여사가 주도한 일인지, 아니면 이철규 세력이 여사를 가스라이팅한 건지… 그건 판단하지 않겠다. 매우 치밀하게 멍청한 계략이죠. 누구 아이디어일까?"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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