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다른 체제로 가려면 박정희 사진 떼야” - “먹방 규제하는 문재인 정부 국가주의 아닌가”
  • 기사등록 2018-07-29 21:35:34
  • 기사수정 2018-07-31 17:45:40
기사수정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이 연일 문재인정부의 국가주의적 정책을 이슈화하고 있다. 취임 초 학교서 커피판매를 금지한 문재인정부를 향해 국가주의라고 비판하더니 이번에는 ‘먹방’을 예로 들며 공격하고 있다. "'먹방'(식사 장면을 보여주는 방송) 때문에 뱃살이 나온다고, 그걸 규제한다는 정부가 국가주의 정부가 아니면 뭡니까."
한국당 대표실엔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이 사진도 국가주의 배격 차원에서 뗄 태세다. "이전과 다른 체제로 가면 떼는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더(the)300 등 일부 경제전문지가 27일 국회에서 김 위원장을 인터뷰한 내용을 전재한다.
-문재인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에서 포용적 성장으로 전환하려는 분위기다.
▶포용적 성장이든 소득주도 성장이든 그걸 할 수 있는 정부가 있고 할 수 없는 정부가 있다. 문재인정부는 미시적인 산업구조조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부분 노동조합이 깊이 연관돼 있다. 이 정부가 노조를 건드리지 않고 산업정책을 쓰려 하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본질적 문제가 정책으로 나오지 않는 한계가 생기는거다.

-성장이라는 말이 없는게 진보진영의 한계라는 건가.
▶성장이론이 없으면 진보는 상당히 곤란하다. 성장이 없으면 춥고 배고픈 사람이 항상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힘 있는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고 힘 없는 사람은 더 뺏기는게 성장하지 않는 경제의 특징이다. 그런데 내 눈에 성장전략이 안 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은 진보 고유의 성장론이 아니다. ILO(국제노동기구)의 임금주도성장론을 가져왔다. 밖에서 가져온 이론이 우리 현실과 맞을리가 없다.


▲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


-한국당에서 보는 성장론은 뭔가.
▶기본적으로 기업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 규제프리존법 등은 한국당 차원에서 해봤으면 한다. 그리고 '자영업자 수'를 어떡하면 줄일거냐, 그걸로 산업정책을 가져가야 한다. 그런 산업정책이 먼저 가면서 최저임금이 같이 가야 한다. 선후가 있다는 거다. 그게 같이가지 못하니 지금 이 문제가 생겼다.

그런데 산업고용을 늘려서 자영업자를 줄이는 정책을 이 정부가 할 수 있을까. 거기 딜레마가 있다. 경쟁력 없는 산업을 구조조정하고 이 과정에서 실업안전망과 재교육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안전망 속에서 새 기술을 배워 신산업 쪽으로 가서 결국 산업고용을 늘리는 거다. 근데 우리는 이 안전망이 없다. 노조 이기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안전망이 없으니 노조가 반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정부가 신산업정책을 밀고나갈수가 없다.

-문재인정부가 친기업정책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고봐야 한다. 대기업 문제가 크게 세 가지인데 △경제력 집중 문제 △지배구조 문제 △공정거래 문제다. 정부가 제일 신경써야 하는건 공정거래의 문제다. 갑이 갑질해서 영세 중소기업 기술을 탈취하고 응당 가져가야 할 몫을 뺏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경찰 노릇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지배구조나 경제력 집중 문제에 과연 정부가 깊이 들어가는게 옳을까. 너무 깊숙이 들어간다. 이건 아니다. 정부는 공정거래 문제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지주사로 가는데 소유비율은 얼마다' 뭐 이런걸 시시콜콜 따지지 마라. 이런건 주주나 채권자, 투자자에게 맡기면 잘 한다.

-문 대통령은 이전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말하는데.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대한민국이 신자유주의라 이름붙일 정도까지 가보기나 했나. 박근혜정부가 신자유주의인가. 아니다. 경제민주화를 표방하고 교과서까지 국정으로 했는데 그게 어떻게 신자유주의인가. 곳곳에 시장개입주의가 작동했고 그나마도 잘못 작동했다. 내가 '문재인정부가 국가주의'라고 하니 누가 '왜 그런말을 하냐'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먹방'때문에 뱃살이 나온다고 그것까지 규제한다는데 그게 국가주의가 아니냐고. 커피를 파는 기업에 커피 원가까지 공개하라고 한다는데 그게 국가주의가 아니냐고. 남이 뭘 먹든 말든 놔둬야 하는거다.

-노무현정부때와 국가개입의 강도에 차이가 있나.
▶변화가 없다. 그때도 국가개입을 줄이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조선시대부터 박정희때까지는 머리길이와 치마길이까지 통제했다. 사회가 변화하고 자원동원력과 지적능력을 다 갖춘 이런 시대에는 국가규제에 앞서 개인은 자율적이어야 하고 시민은 국가의 모세혈관이 되는 그런 세상이 돼야 한다. 박정희 사진이 꼭 대표실(위원장실)에 있어야 하나. 왜 붙였냐 묻자 홍준표 전 대표가 붙였다고 하는데, 그 의지를 존중하면 그냥 두는 거고 다른 체제로 가면 떼는 거다.
한국당 내에서는 징벌적 상속세에 문제가 있다고들 한다.
▶조세부분은 큰 틀의 논의가 필요하다. 법인세는 올리더라도 이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법인세는 내려야 한다. 상속세는 어떤가. 세금 내면서 모은 돈에 또 세금을 물리는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 잘못하면 기업이 상속 과정에서 적대적 M&A(인수합병) 대상이 되기도 한다. 둘다 올리지 않는다면 보충적 재정수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소득세가 약하다. 면세자가 40% 이상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소득세는 하위 40%는 인하할 것도 없고, 부자들도 인하 보다는 최소한 유지는 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가 최소한의 재정을 확보한다.

-세금 안 내는 사람을 줄이자는건 어떤 정부나 하고자 하는 거다.
▶못하고 있잖나. 그래서 문재인정부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하는거다. 국민들은 일단 내가 세금 부담이 없으면 정부가 돈 쓰는걸 그냥 방기한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시켜주면 공짜라고 좋아하는데 그거 공짜 아니다. 누군가 더 내는거다. 불공정한거다. 근데 많은 이들이 이걸 공짜라고 한다. 부자는 뺏기듯 내고 안 내는 사람은 관련이 없다 생각한다. 그래서 행정이 내 행정이 아니고 정치가 내 정치가 아니라고 하는거다. 국민개세주의. 즉,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이 세 부담을 하는게 맞다. 당 내에서도 이 문제를 토론할거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자체만 갖고 다뤄선 안 된다. 과거에도 지금에도 시장에 돈이 많은거다. 이 돈이 가장 돈벌기 쉬워 보이는 쪽으로 흐르다보니 부동산으로 간다. 그래서 정부가 여기 바리케이트를 쌓는거다.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돈을 산업쪽으로 빼주는게 가장 좋은 부동산 정책이다. 그리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같은걸 줄이자는 얘기도 일리가 있다. 그렇게 되면 공급이 늘어난다. 공급이 늘어나면 시장에 매물이 많아진다.

다른나라는 보유과세가 높고 양도세나 취득세가 낮다보니 시장기능이 살아있다. 그런데 우리는 보유과세가 낮고 거래에 대한 과세가 높다. 한국당은 보유과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데 나는 당과 입장이 다르다. 보유과세를 늘리는 대신 양도세나 이런걸 내리면 국민 부담이 줄어든다. 10억원짜리 집을 파는데 2억원의 양도세를 낸다면 집의 시장가치가 8억원으로 줄어든다. 시장기능이 줄어든다는 거다. 시장 기능을 살리는 쪽으로 얘기를 해볼 예정이다.

-보수란 뭐라고 생각하나. 한국당은 보수당인가.
▶한국의 보수는 혼재돼 있다. 박정희 성공신화를 좋아하고 국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회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 그들이 스스로 보수라고 한다. 근데 자유시장주의를 외치는 사람들도 자기가 보수라고 한다. 진보는 또 어떤가. 하나의 진보는 적폐청산을 외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이 쫀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TK(대구경북) 향우회에 왜 못 나오나. 권력이 겁나거든. 반면 진보중에도 공동체주의자가 있다. 다르다. 근데 유권자들은 박원순 문재인을 똑같은 인물로 본다. 내가 보기엔 아니거든. 그만큼 진보도 보수도 혼란스럽다. 그런데 나보고 진보냐 보수냐 물으면 난 대답을 못한다. 난 지금까지 한 번도 대답을 못했다.

-결국 경제는 시장의 기능을 살리는게 요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세상. 끼와 열정을 마음껏 발휘하는 사회. 그게 돼야 시장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얘기가 된다. 그게 내가 말하는 자율사회다. 자율은 권리의 개념이다. 주주는 소비자가 나를 통제하는걸 받아들이고 그 매커니즘을 살리는게 자율주의다. 반면 국가주의는 국가가 '너를 통제하겠다'는 식으로 덤벼드는거다. 나는 개인의 포텐셜이 최대한 발휘되는 세상을 꿈꾸는거다.

-위원장 개인의 소신과 당의 기조가 공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죽기살기로 논쟁하고 토론해야지.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내가 틀렸으면 내가 바뀌고, 당 구성원들이 틀렸으면 그들이 바뀌어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똑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거면 나를 굳이 부를 필요가 없잖나. 또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나 같은 사람을 불렀을테니.

-대북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남북평화를 거절하고 거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안보도 궁극적으로 평화를 위한 거다. 남북평화엔 투 트랙이 있다. 하나는 지금 정부가 하는 대화와 타협이다. 다른 하나는 바로 국방력 강화와 북한에 대한 압박이다.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한다. 지금 대화가 되는 이유도 압박이 있고 군사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방력을 강화하고 군을 제대로 세우는 영역도 정상적으로 가야 한다.


<저작권자 이슈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issuegate.com/news/view.php?idx=152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Warning: include_once(../news/side_banner_menu.php): failed to open stream: No such file or directory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Warning: include_once(): Failed opening '../news/side_banner_menu.php' for inclusion (include_path='.:/usr/share/pear:/usr/share/php') in /home/issuegate.com/www/skin/news/basic/view.skin.php on line 39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