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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졸한 막장 의총... 한국당 두세 동강 날 머지않다 - 빽기자의 세상만사 (65) 정의당과 지지율 동률이라니 - 친박"잔류파로 불러달라" 요구
  • 기사등록 2018-07-13 13:19:41
  • 기사수정 2018-07-14 09: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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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전 부총리, 명예교수가 자유한국당 신임 혁신비대위원장 후보 5인 명단에 오른 12일 한국당 의총은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꼴불견이었다.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은 비대위원장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는데 그 자리에서 치졸한 싸움이 벌어졌다.
당의 정체성을 현재의 강경보수냐 아니면 중도 쪽으로 위치를 옮겨 실용보수로 갈 것인지, 이를 위해 신임 비대위원장을 누구로 할 것이냐, 전열을 정비해 내로남불하는 문재인 정권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등 정치집단다운 담론과 대안을 두고 투쟁을 벌인 것이 아니다.
감정이 좌중을 압도하고 동료애가 무시돼도 통제가 안 되는 그런 모임이었다. 뒷골목에서 “너 나이 몇이야? 이게 엊다 대고!”하는 구질구질한 장면을 연상하면 된다.


▲ 한국당 12일 의총장에서 심재철 의원이 자유발언을 요구하자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이 나중에 하라고 만류하고 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 후보 5인에 대해 쭉 발표를 하고 의견을 좀 듣자 이랬더니 심재철 의원이 '김 대행부터 사퇴하시오. 지방선거 폭망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될 분이 이게 지금 뭡니까'라고 나섰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심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연일 세미나를 갖고 보수성을 유지하자는 노선투쟁을 주도해왔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자제했어야 했다. 위기의 난파선에 올라 조타수를 맡은 사람 아닌가. 생존하기 위해 다양하게 분출하는 의견을 수렴하려면 큰 그릇이 돼야하거늘 이렇게 대꾸하면서 막장이 됐다.
“아니, 2013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성의 누드사진 보는 모습 언론사 카메라에 노출됐을 때 내가 막아주지 않았느냐.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느냐. 또 당의 혜택을 받아서 국회 부의장 하실 때 특수활동비 받았는데 밥 한 번 나한테 산 적 있느냐.”
전자는 몰라도 후자는 인신공격이다. 이 비난의 언어는 흔히 회사에서 악감정을 품은 동료나 상사에게 내뱉는 악담 아닌가. 앞으로 안 보겠다는 최후통첩성 표현이므로 같은 당을 하는 사람끼리 의총장 같은 공개석상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보다 못한 구경꾼 의원들이 한숨을 토하며 자리를 뜨면서 의총은 흐지부지됐다.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심 의원 책임도 크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는 사과 대신 누드사진 해명에만 급급했다. 기자들에게 “그때 누드사진 보도 당시에 출당 요구가 당에서 나온 적 없다. 허위사실 유포하지 마라'”라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같다.

친박의원들은 자신들을 ‘잔류파’로 불러달라고 한다. 김성태 대행 등 복당파와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에 잔류한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한국당 김기선·김도읍·김진태·김태흠·박대출·이장우·정용기 의원 등 소위 잔류파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김 원내대표의 안하무인격 독선과 오만 가득한 행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더니 결국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김 대행이 “당의 자멸을 조장하기에까지 이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행은 “한국당에 ‘잔류파’라는 건 전 들어보지 못했다”며 “친박과 비박만이 존재하는데, (그들이) 굳이 친박 표현을 싫어해서 언론인 여러분에게 강력히 항의했다고 없는 잔류파를 만들어 애써 친박의 흔적을 지워주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김 대행은 이어 “더 이상 국민들께 싸우는 모습 보이기 민망해 대응하지 않았는데, 그러다 보니 기고만장해 하는 모습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인신공격이 난무할 양측의 싸움은 이제부터인 것 같다.

한국당이 막장드라마를 연출하니 지지율 추락은 당연하다. 마침내 13일 의원 6명의 정의당과 의원 113명(서청원 의원 국회사무처 미처리로 한국당에 포함)의 한국당 지지율이 10%로 동률이 됐다는 한국갤럽 조사결과가 나왔다.
참담하고 암담한 상황인데도 한국당이 바닥을 치고 회생할 가능성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대립하는 친박·비박계 어느 한쪽이 양보와 헌신을 보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사태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풍랑 속에 난파선을 이끌 변변한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간 머릿수로는 제1야당이면서도 지지율로는 3번째 당이 되는 치욕을 맛보는 것은 시간문제다. 배가 두세 동강이 날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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