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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한 특별수사 지시의 여파가 크다. 기무사가 실제로 계엄령을 검토했느냐는 특별수사대가 꾸려졌으므로 결과가 말해줄 알 것이다. 이와 별개로 지시가 나오기까지 미스터리가 한두 개가 아니다. 맥락이 이어지지 않는 대목도 적지 않다.

(1) 문건이 ‘위중하고 심각하며 폭발적’인가

기무사 문건은 올해 3월16일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보고하고 전달했다. 송 장관은 문건을 움켜쥐고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문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거나 청와대가 주장하는 ‘위중함 심각성 폭발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거나 둘 중 하나다. 송 장관이 혼자 뭉갠 것은 아닌 것 같다. 청와대에 보고하고 지시를 기다렸을 개연성이 크다. 4월에 이미 보고됐다는 얘기도 나돈다. 송 장관이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대변인은 부인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건을 보고 받고도 움직이지 않았다. 송 장관이 기무사개혁 같은 큰 주제 안에 슬쩍 이 문건을 끼워 넣어 맥락을 몰랐다는 변명도 나온다. 하여튼 결국 송 장관이나 이 문건을 봤을 임종석 비서실장이나 똑 같이 3~4개월 동안 의도적이든 아니든 뭉갠 것은 마찬가지다.

(2) 대통령이 해외에서 지시내릴 정도로 화급했나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지시를 내린 것은 10일이다. 인도를 국빈 방문하는 중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깜짝 면담한 뒤였다. 해외에서 특별수사지시를 내린 것은 그만큼 화급을 다투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무사 문건이 발견됐거나 적어도 국방부 조사과정에서 전 정권의 고위인사가 개입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청와대가 ‘위중함 심각성 폭발력’을 주장할 정도의 팩트는 나오지 않는다. 이에 대한 청와대 설명은 아주 불친절하고 부족하다. 국면전환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4주째 하락세다. 장하성 정책실장의 국민연금인사개입 논란과 5개월째 일자리의 충격적 감소는 모두 청와대의 실정이다. 혜화역 여성시위대의 문 대통령 비난, 송영무 국방장관의 ‘여성 행동거지론’ 논란이 있었다. 이런 수세국면을 바꾸려고 기무사 계엄령 검토문건을 공개여론장으로 불렀다는 의심은 주로 야권 쪽에서 나온다.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3) 기무사문건 수사는 누가 주도하나


군인권센터와 이철희 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에 자료요청 방식으로 문건을 입수한 뒤 지난 5,6일 기무사 문건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문건의 존재를 알고 계속 자료 요청을 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에 응하지 않다가 7월에야 뒤늦게 제출했다. 당시 다른 내부 문건도 연달아 폭로됐다. 특별수사는 청와대 현안검검회의에서 결정됐다. 이 회의는 매일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다. 여기서 결정된 특별수사지시는 인도의 문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보고받은 문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다. 기무사 수사 주도세력으로는 임종석 비서실장, 군인권센터와 이철희 의원 이름이 지금까지 드러났다.


(4) 대통령이 질책한 송 장관을 왜 감쌀까


대통령이 해외에서 특별지시를 내린 것은 국방장관에 대한 질책이 분명하다. 송 장관이 국방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므로 수사지휘권을 공개 박탈한 것이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민주당은 그에게 온정적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국방부의 청와대 보고 여부에 대해 “칼로 두부 자르듯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는 회색지대 같은 그런 부분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송 장관이 보고를 받고 지금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위 등을 놓고 국방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도 했다. ‘회색지대’나 ‘의견 교환’ 같은 애매한 표현은 송 장관을 감싸기 위한 용어 선택으로 들린다.
기무사문건을 이슈로 부각시킨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아쉬움은 있지만 지금 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송 장관을 감쌌다. 그는 “지금은 국방개혁에 집중해야 될 때이고 국방개혁을 위해서는 송영무 장관이 적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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