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동굴을 탐험하기 위해 들어갔다 폭우로 고립됐던 태국 치앙라이주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단원 13명이 전원 구조됐다. 고립된 지 18일, 생사가 확인된 지 8일 만이다. 구출 작전 첫날 4명, 둘째 날 4명이 구조되고, 사흘째인 10일 나머지 모두 구조됐다.
구조작업의 설계를 한 사람은 호주의 마취과 의사 겸 잠수 전문가인 리처드 해리스다. 동굴 잠수 경력 30년으로 소년들의 생존을 확인한 후 직접 동굴 안으로 들어가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구조순서를 정했다. 아이들의 생존 사실을 처음 확인한 사람은 영국의 잠수 전문가인 전직 소방관 리처드 스텐턴과 IT 기술 자인 존 볼런튼이다.
다국적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 구조작업을 실행한 주역은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다. 구조팀 사만 구난 예비역 원사가 산소탱크 내부 주입 작업 중 산소 부족으로 끝내 숨지기도 했다.
각국에서 달려온 전문가들과 1000여 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도왔다. 잠수전문가가 아이들이 갇혀 있는 지점으로 들어가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고 준비를 시켜 1.5km의 물속을 2명의 전문가가 1명씩을 구출해 냈다.
동굴에 갇힌 소년들 곁에는 축구팀 인솔 코치인 에카폴 찬타웡이 있었다. 13명 중 건강 상태가 제일 나빴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몫의 음식까지 소년들에게 먹였기 때문이다. 그는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다독이고 될 수 있으면 몸을 덜 움직이도록 했다. 바닥에 흐르는 흙탕물은 절대 못 먹게 하고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만 먹게 했다고 한다. 그의 희생과 사랑이 아이들을 지키고 암흑의 물속을 헤쳐 나갈 힘을 갖게 했다.
지구상의 인류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협력과 사랑으로 위대한 동굴의 기적을 이룩한 것이다.
어두운 동굴 같은 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포들을 구조하고, 갈수록 쇠락해가는 불쌍한 자유민주 진영을 구출하기 위해 산소통 메고 달려올 전문가는 지구상 어디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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